교통방송 출연기
사실 작년 6월부터 한 지역 교통방송 아침 프로그램에서 국제뉴스와 경제뉴스를 전달했습니다. 매일 아침 7시35분부터 10분 정도 전화연결로 했습니다. 그동안 150개가 넘는 원고를 작성하고 방송 출연이라는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저는 오랜만에 살아있는 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7월 고 박원순 시장 사망 사건 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외신 반응으로 뉴스를 바꾸고, 9월에는 BTS가 미국 빌보드에서 1위를 했다는 내용을 또 급하게 정리해서 얘기하고, 그 외에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침에는 늘 긴장해야 했습니다. 특히 증시에서는 미국 증시까지 다뤄야 해서 오전에 뉴욕 증시 확인하고 간단히 정리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코로나로 다들 활동이 위축됐는데 저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뉴스를 다시 정리하고 회사 마감이 끝나면 다시 원고 작성을 시작하고 그렇게 되면 보통은 8시30분, 9시가 될 때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이긴 했지만 모든 저녁 약속이 제거된 채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또..제가 방송 출연하는 건 회사 상사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요. 혹시나 본 업무를 소홀히 한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평소보다 20% 더 신경써서 일 했습니다. 이건 진.짜.입니다. 그러다보니 몸에 정말....무리가 오긴 하더군요 ㅋㅋ
생방송 특성 상 긴장도 됐습니다. 말실수 하면 안되니까. 10분간의 방송이 끝나면 긴장이 탁 놓이고, 한 10분 쉬었다가 다시 이제 본 업무를 시작하는. 써놓고 보니 정말 쉴틈없는 일상이었군요...
재밌었던건 이번 일이 완벽한 언택트 소통이었다는 겁니다.
저~ 멀리 울산에 있는 제작진들과 오로지 전화와 카톡으로만 소통했습니다. 얼굴을 본 적이 없어요 ㅋㅋ 정말 이렇게 해도 일이 되는구나! 신기했습니다.
페이스북을 보니 2019년 1월에는 제가 책을 낸다고 ㅋㅋㅋ 펀딩 받고 일을 벌렸더라고요. 물론 책은 내지 못했지만. 매해 1월을 잘 보내고 있네요...
8개월간 매일매일 생방송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간 별 일이 다 있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그래도 그 때 진짜 재밌었다'고 생각할 수 있길 바랍니다. 좋은 경험 하게 길 열어준 동료 기자에게 특별히 고맙습니다.
아 이제는 저녁에 산책 좀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