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얘기다.
전날 마감 직전부터 바빴다.
오후 6시는 대략 마감이 끝나는 시간이며, 또 다른 매체들의 단독기사가 올라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신문사들은 다음날 신문을 전날 오후에 미리 찍어내는 '가판' 이라는 서비스를 하는데 이게 관건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독이 올라오면 나머지 매체 기자들은 2판 마감 준비를 해야한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상태인데, 신세계와 카카오가 인수할 수 있다는 단독이 떴다. 이런 건 보통 투자은행업계(IB) 발이기 때문에 확인이 매우 어렵다. 그래도 어떡하나. 출입처에 확인은 해야지. 예상 반응은 뻔했지만 '뻔한 반응을 했다'라고도 보고를 해야 했다. 신세계 홍보실에 여러 번 전화했다. 그들은 "내부에서는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시계를 다시 보니 6시20분이었고 일단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로 마쳤다.
(19일 현재. 신세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
7시에 미용실 예약을 했기 때문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저녁은 당연히 먹지 못한 채였고 딱히 먹을 마음도 없었다. 미용실에 가는 도중에도 신세계 홍보에게 전화와 문자가 왔다. 많이 느끼지만 언론 홍보팀도 굉장히 고된 직업이다. 정말로. 기자와 홍보팀은 언제나 한 편 일수도 없고, 늘 대적할 수도 없기에 마음으로만 위로를 보낸다.
월요일에 이베이코리아 기획기사를 써야 하는데 그건 어떻게 하지, 아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귀에 꽂은 갤럭시버즈에서 방탄소년단이 내 상황과 동떨어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래. 그냥 잊자. 회사 일을 잊자.
미용실에서는 내 머리를 보고 약간 흠칫했다. 완벽한 투톤헤어였기 때문이다. 염색을 하며 수다를 떨자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다. 기사는 나중에 생각하고 휴대폰으로는 시계만 확인하자. 지금 다니는 미용실은 한 4년 됐다. 내가 1년 째 재택을 한다고 하니 무슨 외국계 회사 다니냐고 했다. 사실 언론사를 다니고 영어로 된 매체명을 말했더니 선생님이 "외국계 맞네~ 캬캬캬캬"라고 했고, 나도 "맞다~ 맞다~~ 캬캬캬캬"라며 웃었다.
사진 못찍음 ㅋㅋ
집에 돌아와 잠들었다. 다음날은 휴일이었지만 6시부터 눈이 떠졌다. 계속 먹고 싶었던 짜파게티 때문이었다. 전날 나는 마감 직전부터 기사 확인에 전화 통화에, 내부 보고에 몸을 재개 놀리고 곧바로 미용실에 달려갔다. 전날 점심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플만 했다. 짜파게티를 다 먹으니 근무일인 다른 부원들이 열심히 단체 카톡방을 울리고 있었다. 짜파게티 덕분일까, 외국계 드립 덕분일까. 나는 '복귀하면 생각하지 뭐' 의 마음으로 텔레비전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