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가지피자와 중고나라

대기업도 뛰어든 중고거래 시장

by 안기자

내가 좋아하는 선배와 합정에서 맛있는 이태리식 피자를 먹었다. 빵이 두꺼운데 밀도가 낮아 부담이 없고 생치즈와 토마토, 가지의 조합이 굉장히 좋았다. 내가 소개한 식당인데 선배는 "오기 전에 찾아봤는데 엄청 칭찬하더라? 역시...하면서 기대하고 왔어"라면서 너무 맛있다고 했다. 내가 맛집을 많이 안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있다. 사실은 맨날 가는 곳만 간다. ㅎㅎㅎ...


피자 시킴


파스타도 시킴

햇살이 잘 들어오는 식당과 카페에서 밀린 수다를 떨고 합정역 쪽으로 올라왔다. 갑자기 선배가 "어!!! 나 여기 얼마 전에 왔었어. 중고거래 하러!!!" 라고 했다. 그 선배가 당근마켓을 열심히 한다는 얘기는 한 2년 전에 들은 것 같은데, 아직도 열심히 하는 걸 보고 "와 진짜 선배 대단하닼ㅋㅋㅋ"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마감은 롯데그룹의 중고거래 시장 진출 기사로 끝냈다... 하...정말 요즘 6시 근처에 갑자기 일이 터지는 일이 너무 많다. 정말로 피곤하다... 3월은 사업보고서가 많이 나오는 기간이어서 가뜩이나 피곤한데 이런 이슈가 요즘 너무 많이 터진다.


롯데그룹이 그 유명한 '중고나라'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인수주체는 롯데쇼핑인데, 사실 롯데 혼자 인수하는 건 아니고 투자은행사 등과 함께 공동인수하는 데에 롯데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투자 규모는 200억~300억원이라고 한다. 사실 대기업으로서는 큰 액수는 아니지만, 중고나라 지분의 25% 수준임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현재 중고 거래 시장은 20조원에 육박한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중고거래는 예전의 그 느낌과 약간은 다르다. 진짜 남이 깨끗이 쓴 물건을 아주 저렴한 값에 사는, 혹은 파는 그 의미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쓰다가 실증이 난 비싼 물건을 내다 파는 경우가 아주 많아졌다. 가방, 신발, 옷, 전자제품 등 다양하다. '소유'도 중요하지만 '경험'에 대한 가치도 올라가는 것 같다. 충분히 경험했으면, 이 물건을 경험하길 원하는 다른 이에게 저렴하게 넘기는 문화가 발전한 것이다.


나는 중고책을 많이 사는 편이다. 내가 중고 책을 많이 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옛날처럼 도서관 가는게 쉽지 않아졌고(코로나 때문에 시간 별로 예약을 해야 한다), 책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생각까지 하니 저성장 경제가 중고거래 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진게 아닌가 싶다.


대기업들은 성장성이 없으면 함부로 뛰어들지 않는다. 롯데는 중고거래 시장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본 걸까. 새삼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너무나 빨리 변해 울렁거린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