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고, 사랑하라

9강- 비유법

by 아타마리에

인간에게 먹고 마시는 일이라 함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행위이다. 현대인들에게 이 행위는 단순히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자아를 구성하고 자신의 매일의 리듬을 부여하는 정신적 생존의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뭔가를 마시는 행위는 나에게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 불가결한 생명의 의식이 되었다.


코비드-19 팬데믹 시기, 락다운으로 집에 갇혀 지내던 중, 남편과 상의하여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였다. 매일 카페를 가는 비용을 줄이고, 그 과정에 의미를 두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그때부터, 매일 아침의 커피 한 잔은 내 인체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최초의 반응물이 되었다. 갓 볶은 로컬 로스터리의 최애 원두가 그라인더에 갈리는 통쾌한 소리는, 여전히 긴 밤의 동면 상태에 있는 뇌세포를 깨우며 활성화한다. 중력의 아홉배에 달하는 고압의 스팀을 지나 갈린 커피콩이 추출되는 액체는, 매일 필요한 만큼만 차오르는 마법의 우물에서 솟아나는 폭포수와 같다. 신선한 우유를 적절한 온도로 스팀 하여 얻은, 막내딸의 살결처럼 고운 마이크로 폼은 존재의 부드러움을 더하고, 이것을 45도 각도로 조심스럽게 들어 소량의 에스프레소 위에 부어 나는 한 잔의 예술을 만들어낸다. 이는 아마도, 오감을 동원해 하루를 빚어내는 가장 창조적 행위가 아닐까. 이 마법과도 같은 한 잔을 서서히 입에 가져다 대면, 그것은 입술을 통해 단비를 맞은 봄날의 잔디처럼 온몸에 스며든다. 카페인의 화학적 반응을 느끼며 나는 비로소 밤의 정적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이 모든 과정은 내게 생물로서의 리듬을 회복시키는 엄격한 아침의 의식이다.


커피가 아침의 반응물이라면, 와인은 삶의 퍼포먼스를 향상하는 촉매제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40대가 되어 건강을 위해 음주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한 후, 그 얇디얇은 와인잔의 림을 넘어 출렁거리는 황금색 혹은 버건디 색의 액체에 나는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와인 메이킹 과정부터 숙성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의 기록, 잔에 따라지는 순간과 기다림의 여백, 와인을 함께 나누는 공기와 향기, 내 옆 사람의 감촉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서사를 이뤄낸다. 태양신 헬리오스의 눈물 같은 황금빛 주스의 리슬링, 아이들과의 첫 스노클링에서 마주친 불가사리의 짭짤하고 매끄러운 냄새를 닮은 샤도네, 전쟁에서 돌아온 아테나가 풍기는 피와 같은 쌉싸름한 고독을 담은 피노 누아까지. 이 모든 향과 맛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삶을 온전히 살지 않는 것과 같다. 이렇게 나에게 한 잔의 와인은 오늘을 남기는 감각의 기록이자, 사랑하는 것들을 한 곳에 모아 강한 에너지의 공명을 만들어내는 화학적이며 정신적인 반응이다.


나에게 마신다는 행위는 이토록 특별하다. 만약 나에게 35만 시간의 남은 인생이 있다면, 커피와 와인을 음미하는 그 짧은 시간을 영원히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쉽고도 깊이 있는 행위이다. 이는 빈 잔을 살아있음으로 가득 채우며 매일을 완성하는, 가장 사소하면서도 위대한 의식일 것이다. A good day starts with good coffee and ends with good w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