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가끔씩 회자되는 질문.
오늘 만화에서 다룬 질문을 주제로 예능은 물론, 친한 친구 사이에서 뜨거운 토론을 해보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이지만, 정말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묻는 질문이 아닌 것 같아요.
돌아보면, 어릴 적 제 모토는 '무리하지 않는 삶'이었는데, 거기에 느긋한 성격을 더해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내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려움을 피해 비교적 편한 길로 걸어왔다고 해야겠어요. 가지고 싶던 게임기나 만화책 등을 살 수 없어서 답답했던 기억은 있지만, 어른이 되어 돈을 벌게 된 후에는 그 시절에나 겪을 답답함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즐길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답답한 날들이 많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있는가?'는 '후회하는 과거가 있는가?'를 묻는 의도가 담겨있는 질문이 아닐까요? 대개가 다시 한번 잘해보고 싶은 안타까움으로 기억하는 과거를 돌아가고 싶은 포인트로 회자하는 것을 보면 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막연한 상상의 이야기이니 이런 주제로도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게 우리 인간이라지만, 이 상상의 뿌리를 흔드는 영화 속 상상의 이야기도 많아졌습니다. 온 세상 인구의 절반을 빼앗아 간 빌런 타노스로부터 다시 사라진 사람들을 되돌리려는 '어벤저스'의 노력 속에서 차원 이동 / 타임머신의 환상(=과거의 내가 살고 있는 시절로 돌아가 변수를 던지면, 현재의 나에게도 영향을 미친다)을 깨는 이론이 등장합니다.
복잡하기도 하고, 이해력이 부족한 저는, 내가 생각하던 '백 투 더 퓨쳐'의 시간 이동은 거짓이라는 전제만 받아들이고 영화에 다시 몰입했지만, 이번 만화를 그리며 다시 생각해보건대 창빈이라는 인격체는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면, 아무리 시공간을 넘어선 여행을 하더라도 또 하나의 창빈 역시 저만큼 고집 센 인간일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발생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아직도 제 인생의 모토는 '무리하지 않는 삶'이기 때문에, 시도 단계에서 쉽게 포기하고 제 인생을 살아갈 겁니다. 과거~미래를 통틀어 다른 차원의 창빈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지난한 과정이 될 것임에 분명하므로.
괜한 망상을 펼쳤나 싶지만, 가끔은 엉뚱한 상상이 현재의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 나름의 의미는 있었다고 해 두겠습니다.
자, 여러분은 과거 어느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아니, 어느 시절의 자신에게 가장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