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by 설온새벽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다.



엄마는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으로 35년간 근무하시고 퇴직하셨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인생을 살고 계신다. 경로당에서 노래 강사로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엄마는 예전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하셨다.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서도 댄스스포츠와 라인댄스를 선택하셨고, 라인댄스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 동료 교사들에게 수업을 하시기도 했다. 가끔 노래방에 가서 노래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아하셨다. 내가 춤을 추고 음악을 좋아하는 건 아마 엄마의 유전자 덕분일 것이다.



퇴직 이후, 엄마는 어떤 일을 하면 보람 있고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셨다. 평생교육원에서 영어 뉴스를 재능기부로 가르치기도 했고, 산후도우미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여러 활동을 거쳐 지금은 경로당에서 노래를 가르치며 어르신들이 신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다.



노래 강사는 엄마의 적성에도 잘 맞고,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엄마는 앞으로 노년 인구가 많아질 텐데, 그분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엄마의 진심이 전해졌는지,로당에 다녀오실 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각종 음료와 간식을 챙겨주신다고 한다. 1월과 2월은 수업이 없는 기간인데,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꼭 다시 와 달라고 어르신들이 먼저 부탁하신다고도 했다.



나도 엄마가 매일 어떤 노래를 가르칠지 고민하고, 연습하고, 경로당 어르신들 이야기를 자주 꺼내는 모습을 보며 느낀다.마는 이 일을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실 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해 보인다. 이게 바로 덕업일치의 힘일까.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적다 보니, 나는 문득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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