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이름이 같은 예쁜 언니. 언니도 앞선 친구와 같이 대학교 재즈댄스 동아리에서 만나 친해졌다. 언니는 작곡 전공이고, 예고 출신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고 했다.
재즈댄스 공연에 퍼포머로 무대에 서기도 했고, 이후에는 후배들이 공연을 준비할 때 직접 작곡한 음악에 영상과 춤을 결합한 작품을 함께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때부터였을까. 이 사람은 단순히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으로 장면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언니는 프리랜서 작곡가의 길을 선택했다. 창업을 하기도 했고, 펜트하우스 같은 유명 드라마의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작곡을 전공한 사람은 많지만, 졸업 후에도 계속 곡을 쓰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입시 레슨을 하거나 피아노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기도 한다.
언니 역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고, 필요할 때는 다양한 다른 일들도 함께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기 음악을 놓지 않는다. 계속 곡을 쓰고, 계속 소리를 만진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아, 이 사람은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수입은 한 번에 들어올 때도 있고, 항상 안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분명 불안하고, 막막한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언니는 자신의 길을 가는 데에 흔들림이 없다. 아마도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의 언니는 작곡을 넘어서 오디오와 음향에도 관심을 넓히고 있다. 사운드에 대한 레슨을 따로 받으며 자기 세계를 더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음악을 ‘결과’가 아니라 ‘감각 전체’로 이해하려는 태도가 느껴진다.
나도 언니와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재즈 라이브 공연을 들으러 간다. 음악이나 소리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자연스럽게 묻는다. 그럴 때마다 느낀다. 이 언니는 자기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걸.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는 왜 이렇게 멋있는 사람들만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빛나는 사람들 사이에 함께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적는 이 순간에, 내 마음이 부풀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