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엇갈리는 순간이 참 많다. 나는 분명 호의였는데, 상대는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나는 감사였는데, 상대는 의도로 해석하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을 조금 아껴 쓰게 된다. 괜히 오해받고 싶지 않아서.
어제 오늘, 부산의 한 호텔에 묵고 있다. 이전에 몇 번 방문했던 곳이고, 유독 친절한 여자 직원분이 한 분 계셨다. 과하지 않게 다정하고, 형식적이지 않은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분.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 우연히 가방에 초콜릿이 있었다. “이 분께 드려야겠다.” 그냥 그 생각이 들었다.
작은 초콜릿 하나였다.정말 아무 의미를 덧붙이지 않은, 고맙다는 마음의 표시.
그런데 몇 분 뒤, 직원분이 내 방 번호를 물으셨고 잠시 후 선물을 들고 오셨다. 정성스러운 손글씨 카드. 티셔츠 한 장. 초콜릿과 쿠키, 과자까지.
나는 순간 멍해졌다.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나는 초콜릿 하나를 건넸을 뿐인데 그분은 ‘마음’을 받아서 ‘정성’으로 돌려주셨다. 이게 더 크게 다가온 건 선물의 크기가 아니라 표현의 진심 때문이었다.
요즘은 마음이 자주 엇갈린다. 호의는 계산으로 의심받고, 친절은 의도로 해석되고, 진심은 종종 가볍게 소비된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내가 건넨 작은 마음이 정확히 ‘마음’으로 읽혔고, 그 마음이 더 큰 마음으로 돌아왔다. 좋은 의미의 충격이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조금 회복되는 느낌. 아, 이렇게도 연결될 수 있구나. 나는 오늘 초콜릿보다 더 큰 선물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