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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이 Apr 03. 2024

이사람과 함께라면 세상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평생 바라만 봐도 좋을 나만의 연예인이랑 결혼했습니다

※ 본 내용은 시리즈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프롤로그부터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 글자를 누르면 이동합니다 :)



만난지 3개월만에 결혼하자고 했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한 나는 갖은 노력 끝에 그와 결혼할 수 있었다. 결혼을 미루려는 이유부터가 '내가 결정을 후회할까봐'라는 희한한 배려심이 섞인 탓이었기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했다. 나는 내린 결정을 후회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섣불리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그가 알아주었으면 했다.



그를 향한 매력 발산에 한층 더 박차를 가했다. 온갖 노력을 동원함과 동시에 그의 반응을 열심히 살폈다. 호오,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구나. 응? 이런 모습은 너무 솔직했나 했는데 좋아해주니 신기하네 등등. 결혼을 더 빨리 성공시키고 말겠다는, 반쯤 승부욕도 더해져 시작한 나만의 놀이같은 것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뭐야, 저렇게도 웃을 수 있었어? ... 너무 귀엽잖아... 대체 왜 이 안경을 안 쓰고 그 안경만 쓰고 다녔던 건데? 이 색깔 엄청 잘 받잖아?



나도 모르게 그에게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연예인이라고는 늘 친구를 따라 좋아해봤을 뿐, 팬으로서 열렬하게 좋아해본 적 없었기에 몰랐다. 이렇게나 열렬하게 좋아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런데 심지어 나는 보답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었다. 왜냐하면 내 남자친구였으니까 :)



게다가 그의 매력은 단순히 외적인 것만이 아니었다. 갈수록 편해진 덕분일까, 점점 자연스러운 모습을 드러낸 그는 더 솔직한 내면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알고 있었고 또 충분하다고 느꼈던 그의 성격은 내가 알던 것보다 더 좋았다.



특히 포용력. 그것은 내가 만나본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나보다 여섯 살이 많아서일까. 나이가 여섯 살 차이가 난다고 이렇게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면 갈수록 나는 이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더 빨리 꽉 붙잡아야 했다. 이미 결혼하자고 말을 꺼내둔 상태이고 양가 부모님에게도 언질은 해두었지만 자꾸 조급해졌다.



다행히(?) 어느 누구도 내 앞을 막지는 못했다.








연애할 때부터 빠져들었던 그의 매력은 결혼하고나니 더욱 빛을 발했다. 일상의 매 순간순간에서 보이는 모습들도 좋았는데, 함께 여행을 가서 꼭 붙어있으니 좋은 게 두배가 되더라. 처음 연락을 나눴던 장소이자 내가 늘 추억하는 치앙마이. 그곳에 약 3개월을 살러 가면서 또 미처 알지 못한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장기여행은 처음이라며 집 보수 점검에 1달을 넘게 바치기도 하고, 비행기를 타기 전날은 늘 꼴딱 밤을 새워버리는 사람. 새벽 비행기도 아닌데 잠을 자지 못하는 아이 같다는 사람. 더위에 약해서 지칠까 걱정했는데 무더위에도 끄떡없이 즐거워했고, 처음 본 도마뱀을 귀여워했으면서도 집안에서 만나니 소리지르며 내 뒤로 숨기도 했다.



사실 치앙마이로의 장기 여행은 반쯤은 내 욕심이었다. 신랑은 난치병이 있어 오랜 준비가 필요했기에. 다행히 우리가 연애하고 결혼하고 여행을 마음먹기까지의 기간 동안 그의 병은 조금씩 완화되었다. 나와 만나고는 응급실에 간 적도 없었다. 그래도 불안하니까,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도 듣고 교수님 컨펌까지 받은 후 출발한 치앙마이. 한두 차례 배탈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던 치앙마이.



언제나 그렇듯 신랑은 내가 좋아했던 치앙마이를 역시나 좋아해 주었다. 양고기나 보리굴비처럼 치앙마이의 커피를 좋아해줬고, 호캉스만큼이나 큼직한 수영장이 있는 콘도에서의 생활도 즐거워했다. 그런 그를 보며 나도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모든 선택이 영향을 주는데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더없이 큰 행복을 느꼈다.



앞으로 그와 함께 할 삶의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나의 모든 것을 그는 응원해줄 것이고 함께할 것이고 기꺼이 푹 빠져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를 보며 행복해하고 뿌듯해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또 그런 삶을 만들기 위해 나는 더 열심히 노력하며 원하는 모습이 되어가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행복할 것이다.





 본 브런치북의 본편은 이번 편으로 막을 내립니다. 저희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을 글로 펼쳐내는 게 괜히 설레기도 했고, 다시 추억하며 또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보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이야기로 다가가면 좋겠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조금 긴 에필로그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구독/알림 부탁드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희 부부는 유튜브로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시면서 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궁금하셨다면 유튜브로도 놀러와주셔요. 글보다 좀더 밝고 떠들썩한 저희를 보며 웃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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