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봄 Dec 02. 2023

쓰는 이유

가을이 겨울에게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숨 쉬듯 써왔는데. 익숙한 일상을 습관처럼 살아가던 어느 순간에도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있어요. 왜 쓰지? 왜 써야 하지?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지? 쓰지 않는다면 어떨까? 테트리스를 조립하듯, 단어의 위치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비슷한 듯 다른 질문들을 던져보는 순간.


꼭 정답을 바라고 하는 질문은 아니에요. 그저 습관처럼 쓰지 않기 위해서, 어제와 같은 글을 쓰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의 머릿속에, 마음에, 딩동-초인종을 누르죠. 깨어있기를 바라면서. 설핏 잠들었다가도, '그냥 쓰지 말라'라는 노크에 화들짝 놀라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매달 적게는 열 분, 많을 때는 스무 분 가까이. 함께 3주간 에세이를 쓰는 프로젝트를 해온 지도 벌써 일 년이 훌쩍 넘었어요.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글을 평가하고 고치려 들지는 않아요. 그저 마음을 다해 썼을 타인의 글을, 깊이깊이 읽고, 음미하고, 느끼려고 노력하죠. 마치 처음 맛보는 어떤 음식처럼. 코끝을 스치는 향, 씹히는 질감. 혀끝부터 뿌리까지 닿는 전부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듯.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글로 적어내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은 알 수 있을 거예요. 별거 없지 않나, 싶은 자신의 일상을 문장으로 그려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그렇게 시간과 비용, 그리고 마음을 들여 노력한 글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귀한 글들을 소중히 여기려고 해요. 그리고 마음을 담아 답장을 전하죠. 글 안에 담긴 마음까지도 읽는 이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어쩌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분들의 마음도 어딘가 제 것과 닮아있을 것 같거든요. 나는 왜 쓰려고 할까? 내가 쓰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쓴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런 질문들을 품고 있을 것만 같아서요.


누구도 정답을 알려줄 수 없는 질문들이지만. 그래도 이것 하나만은 전하고 싶어요. 쓰는 일에는 완성도, 끝도 없다는 것. '계속 쓰기'만이 우리를 우리답게 해줄 거라는 것을.





가을이 겨울에게. 일상 에세이 편지



당신에게도, 그런 것이 있나요?

당신을, 당신답게 만들어주는 무언가.

매거진의 이전글 새해 계획 없애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