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상과는 달랐던 낭독의 정의

낭독 봉사자 수업 1.

나의 현재와 마주하며 고단함을 느꼈던 자기소개가 끝나고 본격적인 첫 낭독 수업에 들어갔다.



성우님께서 가장 먼저 강조하신 것은 자세였다.

무엇을 하든 기반이 되는 것은 비슷한가 보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소리 내는 연습을 해야 최상의 목소리가 나오는 소릿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낭독 녹음을 하게 되면 몇 시간 동안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특히나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계속해서 소리를 내면 목이 쉬고 성대가 다칠 수 있다고.

이어서 호흡과 혀 운동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복식 호흡과 횡격막 호흡을 모두 배웠다.



우리는 이후에도 낭독 수업을 시작하면 제일 먼저 자세를 고쳐 앉아 호흡에 집중했다.

그 짧은 시간은 자투리 명상과 같았다.

내 두 발로 땅을 딛고 앉는 것으로 시작해서 호흡하며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과정.

내 두 발로 땅을 딛고 있음을 느끼고 내 좌골뼈로 의자에 앉아 있음을 느낀다.

척추를 바로 세우고 불필요한 힘을 빼내고 나의 호흡 길에 감각을 모아 본다.



자세를 고쳐 앉고 호흡을 몇 번 하는 이 짧은 의식은 일상의 어느 지점에 놓아도 좋다.

따로 떼놓고 명상을 하지 않아도 생활 속 명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별 것 아닌 동작이지만 어느 때는 경건함이나 엄숙함마저 느껴지기도 하는 신비한 의식.



올바른 자세와 호흡을 배웠으니 이제는 발성법이나 발음법을 배우겠거니 예상했다.

그러나 다음은 실습이었다.

처음 모인 우리는 7인의 성우가 쓴 낭독 관련 도서를 교재로 서로의 목소리와 만났다.

성우님은 처음 만난 우리 목소리에 피드백을 주셨다.



첫 수업은 나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낭독이란 성우와 같은 전문적 발성을 토대로 아나운서와 같은 정확한 발음을 가지고 말 그대로 글을 똑 부러지게 명확히 읽어내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내가 생각한 낭독의 정의에 필요한 수업은 발성법, 발음법이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성우님은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와 호흡 뒤에 진짜 낭독의 정의를 알려주셨다.

다시 낭독을 위한 의식이 시작되었다.

책을 손으로도 만져보고 눈으로도 표지나 디자인을 살피면서 오감을 활용해 책을 느껴보는 것.

우리가 전달해야 하는 것이 오직 글자만이 아니라 그것들에 담긴 작가의 생각과 글귀의 분위기라는 것을 알려주신 것이다.

오히려 모든 글자를 또박또박 끊어 읽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첫 수업 후 나는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낭독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글자를 소리 내 읽는 '음독'이었다는 것.

진짜 '낭독'이란 활자에 녹아 있는 저자의 생각과 마음을 내 것으로 소화해 이야기로 잘 전달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