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 봉사자 수업 2.
낭독이 그저 단어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소리 내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던 첫 수업 후.
이 수업을 대하는 또는 낭독 봉사자가 되기 위한 이 시간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낭독이 뭘까.
호기심이 생겼고
낭독을 통해 무언가를 느낀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우리 동기 중에는 이미 낭독을 오랫동안 해오며 많은 걸 깨달았다는 분들이 계셨다.
나는 그 안에서 무엇을 만나고 느끼게 될까.
두 번째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은 낭독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를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었다.
비록 우리는 녹음실 안에서 홀로 책을 읽고 녹음을 하게 되겠지만,
언제나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한다.
바로 청자이다.
이 지점이 다시 음독과 낭독의 차이가 발생하는 구간이다.
음독에는 청자가 없다.
낭독에는 청자가 있다.
그래서 낭독가는 작가와 청자의 중간에 존재한다.
낭독가는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생각과 감정을 나름대로 소화해 이를 청자에게 연결해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했다.
정서적 호흡과 pause 활용.
먼저 정서적 호흡이란 말 그대로 글의 정서를 청자에게 연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밝다'라는 단어를 읽을 때와 '어둡다'라는 단어를 읽을 때 소리의 크기나 높낮이는 달라야 한다.
나의 목소리만을 듣고 있는 청자를 위해 우리는 호흡, 소리의 크기, 소리의 높낮이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리하여 듣는 이들에게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글의 분위기를 재현해보아야 한다.
pause를 활용하는 방법은 모든 수업을 통틀어 가장 많이 강조하신 기술이며 훈련법이다.
소리를 내는 것을 잠시 멈추고 다음 읽을 문장을 눈으로 미리 읽어야 한다.
그때 내용을 파악하면서 어떤 감정을 살릴 것인지, 핵심 단어가 있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강조할 것인지 등을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이 시간을 통해 오독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잠시 쉬며 눈으로 다음 문장의 내용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은 지금까지도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그래야 청자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나는 낭독가가 연결자로서 지위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따지고 보면 일상 속에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적용되는 부분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데에만 몰두하다 보면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지,
나만 너무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놓칠 때가 많다.
내가 지금 내 앞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낭독도 그랬다.
내가 이 활자를 읽고 있다는 사실에만 너무 몰입한 나머지
이 글의 저자가 전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내 목소리를 듣고 있을 청자에게 이야기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는 잊어버리는 것이다.
pause를 활용한다고 하면 텀이 길어지면서 지루한 느낌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였다.
오히려 감정과 분위기까지 전달할 수 있고 핵심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을 더 명확하고 풍성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대화 속에서도, 관계 속에서도 그러한 멈춤은 필요하지 않을까.
잠시 멈추어 우리의 대화나 관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소통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다음을 그려보는 것이다.
낭독의 기술을 배우며 대화나 인간관계의 법칙도 배운 것 같았던 두 번째 수업이었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우리에게 첫 과제가 주어졌다.
집에서 책을 낭독하며 녹음해 보기.
오디션을 위한 녹음 이후 다시 녹음된 목소리와 마주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