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아닌 후회가 남은 나의 그 시절에게 하고 싶은 말.
너에게 스무살은 어떤 시절이었니? 항상 꿈만 꿔왔던 것들을 상영했던 기억들이니? 아님 후회로 가득한 흑역사였니? 뭐든 상관없어. 스무살은 그것이 주는 신비로운 능력이 있으니까.
스무살이 되고 눈을 다섯번쯤 맞았던 그날 그녀를 만난 그 순간, 당당하게 클럽에 가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던 순간, 두려움과 설레임 속에서 첫경험을 가진 그날들. 그 모든 날들은 아직도 생생하고 아마 앞으로도 생생하겠지. 이처럼 나의 스무살은 그 누구보다 어렸고 새로웠으며 로맨틱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가 되는 것들도 적지 않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기꺼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소중한 기억들이다. 모두에게 처음은 소중하고 기념비적이다. 나에게 스무살은 수많은 '처음'들로 가득했고 그래서 내 안의 가장 깊은 서랍에 넣어 보관한다. 사실 모르는게, 어려운게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들이 우리 앞에 펼쳐지니까. 외딴섬에 혼자 떠내려와 멋진 집을 지어가는 것처럼 나는 이 세상에 던져져 수많은 경험들을 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 만약 내가 스무살의 나에게 편지를 적을 수 있다면 "다 해봐"라고 전해주고 싶다. 같은 실패라도 스무살의 실패는 잠시 신발끈을 고쳐 매는 것이다. 다시 일어나서 더 강하게 달려가나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나만의 취향을 찾아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마라톤이다. 그 끝이 언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최대한 지치지 않고 멀리까지 달리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언제 웃고 행복한지는 아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해보고 실패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실패와 갈등을 두려워한다. 사실 나도 조금은 두렵다. 마치 작은 실패가 내 인생의 실패로 보이는 것 같고, 갈등 없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것 마냥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는 가봐야 아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 길이 가장 빠른 길이 아니라면 좀 어떤가. 조금 돌아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보이는 풍경들이 아름답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도 좀 다니고, 때때로 싸우기도 해야 인생에 더 다양한 색상들이 들어간다. 그렇게 얻은 색깔들로 우리는 천천히 그림을 그리고 죽을때 하나의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떠난다. 나는 내 인생을 누가 봤을때 참 재밌게 살았다고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는 그러기 위해 '그냥 한다'. 그냥 하다보면 어느새 뭔가 깨달은 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든 아쉬운 선택이었다는 후회든.
이제는 가끔 그때의 내 모습이 그립기도 하다. 쉽게 웃고 무엇이든 즐길 수 있었던 그 순간들이 참 소중했다. 잘 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잘 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무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