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예술가 라이프

내 기준에 마음 편하게

by Athena Kim

오후에 아는 교회 언니로부터 서울에서 카톡이 왔다. 고생 그만하고 미국에서 살인적인 집세와 생활비로 악명 높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거다. 순간 “내 인생은 나의 것~~~!” 노래 가사가 떠오르더군.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살겠다는 톡을 보내고 카톡창을 닫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다. 쓸데없는 참견, 비난, 정죄하기 일쑤인 것 같다. 침착하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목소리를 낸다. 꾸준히 마음에서 소음 걸러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 마음의 고요함을 되찾기 위해.


미국에서 연고 없이 한국인으로서 주류 사회에서 맨바닥부터 시작해 혼자서 살 길을 찾는 것이 어려움은 너무나 당연하다. 포기할 수 없다. 어떻게 태어나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는데 말이다.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가정형편과 부모님의 반대로 화가의 꿈을 일치감치 포기하고 삼십 년 지나 돌고 돌아 결국 미국에 와서 추상 회화 작가가 되어 살고 있다.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나의 창작의 강력한 동기는 결핍에서 시작되었다.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로서 살기 위한 몸짓이고 목소리가 아닐까. 상담심리, 소마틱 테라피, 비파사나 명상, 요가, 기도 등을 통해 내면의 오랜 상처, 감정 찌꺼기들을 정화시키고 마음의 중심을 되찾는 연습은 계속될 것이다. 내가 나를 잘 보살펴야 좋은 작품도 만들 수 있는 것. 나는 내가 할 일을 할 뿐. 이 칠흑 같은 밤, 나만의 고요한 파티오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니 감사하다.


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기 위해 그린 그림이 뜻밖에 미국인 그림 수집가의 눈에 띄어 첫 판매가 되고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시를 수차례 하였으며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가들과 투자자들이 내 작품을 소장 중이다. 이 여정 가운데 창업가의 정신과 작가의 그것과 비슷한 점들이 많다는 것을 배웠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소망을 가지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행동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닫혀 있는 문을 두드리다 지치면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문을 만들면 된다. 포기하지 말고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행동하며 성장하겠다. 남이 정해준 기준 신경 쓰지 말고 내 속도에 맞춰 내 기준에 따라 마음 편하게 살겠다. 그러기에 이곳에서의 삶은 충분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