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고찰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흔히 '근무 원칙'이나 'Code of conduct'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교육한다. 'Work Smart', 'Think Hard' 같이 일을 할 때나 회의할 때 다시 한번 상기함으로써 회사 고유의 근무 문화를 형성하려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S그룹에서도 강조하는 근무 원칙 중 하나는 바로 '주인의식'. 신입사원 입사 때부터 각 계열사와 사업부에 배치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교육받는다. 대한민국의 많은 회사들이 '주인의식', '오너십', ' 책임감'이란 단어로 직원들에게 주인이 되기를 강요한다. 이러한 주인의식의 선례로 미국 호텔 체인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훌륭한 고객 경험을 역사적으로 남긴 호텔 청소부의 얘기를 소개한다.
나도 한 때 '주인의식'을 교육받았고, 교육시켰고, 사내 캠페인으로 전파를 했던 충직한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양심 고백을 하고 싶다.
나는 회사의 주인이 아닌데요?
몇몇 IT 신생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스톡옵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주식 조차 없는 대부분에 직원들에게 왜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걸까. 주인처럼 일하려면 적어도 주인대접을 해줘야 한다. 주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직원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몇 년 전 백종원 대표가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없어요'라고 대답한 사례가 SNS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사실 백종원 대표는 '직원에게 지분을 주는 것도 욕심을 키운다'라며 냉철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지만, 사람들은 백종원 대표의 촌철살인에 엄청난 공감을 나타냈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은 어떤 직원일까? 시키지 않은 일도 찾아서 척척 해내고, 어떤 업무라도 본인의 인생을 걸고 전력투구하여 결과를 성취하는 직원? 그런 직원은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오너십과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부장과 임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란 말입니다!' 백날 외쳐도 '뭐라는 거야...'라고 콧방귀 뀌는 MZ세대에 대해 과연 우리는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회사는 '주인의식을 가지세요'라는 공염불은 그만하고, 직원들이 본인 업무를 완결할 수 있는 권한과 각자의 커리어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주인'처럼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하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주인의식은 없다. 주인처럼 일 할 수 있는 회사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