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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쟁의기술 Feb 11. 2021

직장인 사춘기입니다.

방황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고찰

지극히 평범하게 시류에 편승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거래업체와의 미팅이 아닌 사적인 자리에서 조차 누군가에게 나를 처음으로 소개할 때,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은 "00에서 근무하고 있는 000입니다"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집단의 이름일 뿐. 나란 사람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는 문장은 아니었다. 회사라는 준거집단을 벗어나면 나는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어떤 사람이고자 하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인가?



정체성의 위기, 직장인 사춘기


평범한 직장인들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를 분석하기보다는 시대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창의적인 사람들이 만든 시스템 하에서 배정되는 업무만 수행하며 살아간다. 이것이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삶이다. 이렇게 시대를 주도적으로 관찰하지 않다 보니 지금의 시대가 주는 막대한 가치를 발견한 리 만무하다. 가치를 모르니 당연히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결정할 수 없다. 결정할 수 없으니 ‘직장인으로서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그저 수행하며 살아간다.

*출처 :  <c의 유전자> - 제갈현열, 강대준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보통의 젊은이들을 ‘공채’ 시스템을 통해 채용하여 각 회사의 시스템에 맞는 직원으로 트레이닝시키는 방식으로 인력운영을 해 왔었다. 한국의 대학교육이 특성화보다는 일반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탓도 있었겠지만, 이러한 구조적 상황에 기인하여 시대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배정된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 보통의 직장인의 모습이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제대로 가고 있나?'



멈춰야 제대로 보인다.


와튼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스튜어트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와튼스쿨 인생특강> (원제 : Total leadership)를 통해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방법으로 ‘리더십 비전’을 그려보라고 조언했다. 리더십 비전은 총 4개의 키워드로 구성을 해야 하는데 1) 강렬한 2) 미래에 대한 3) 실현 가능한 4) 이미지 여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 강렬한 :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듦.
- 미래에 대한 : 지금 이후를 의미, 막막할 만큼 먼 나중이어서는 안 됨.
- 실현 가능한 : 미래의 이야기는 상상이라 할지라도 실현 가능한 것
- 이미지 : 다른 사람들이 함께 떠올릴 수 있고 기억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표현


저자는 ‘빅터 가드너’라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이 ‘15년 후의 본인의 관점’에서 작성한 리더십 비전 사례를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 15년 전 내 직장생활은 전기를 맞았다. 나는 ‘하던 대로 하던’ 관성에서 벗어나 내가 엔지니어로 일하게 되어 왜 좋은지 새로이 깨달았다. 또 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기 일을 사랑하게 하고 이를 통해 사기를 북돋우는 방법을 찾아냈다. (중략)
- 우리 팀은 성과가 아주 좋았다. 우리 팀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회사 전체의 데스크톱 플랫폼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중략)
- 나는 은행에서 5년 더 일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부업으로 몇 가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중 하나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살려 사람들과 공동으로 오래된 창고 건물을 사서 새로 단장하여 고급 아파트로 개조했다. (중략)
- 나는 곧 대기업 환경에서 벗어나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나는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다루었던 경험이 있었고 시장성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토타입도 구축해 놓았다. (중략)


 저자가 소개한 방법 중 또 다른 한 가지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관을 찾아라’라는 것이다. 아래 박스에서 5~9개 정도의 단어를 선택하여, 그것이 왜 나에게 중요한지 한 두 문장으로 설명해보라 조언했다.


성취, 발전, 모험, 미학, 소속감, 풍요, 권위, 자율, 도전, 변화와 변동, 협력, 공동체, 능력, 경쟁, 용기, 창의성, 다양한 관점, 의무감, 경제적 안정, 즐거움, 가족, 우정, 건강, 다른 사람을 돕기, 유머, 영향력, 내적 조화, 정의, 지식, 정착, 사랑, 충실함, 질서, 개인의 발전, 육체적 건강, 인정, 책임감, 자기 존중, 영성, 지위, 신뢰성, 지혜



일이란, 나를 찾아가는 과정


Your work is going to fill a large part of your life, and the only way to be truly satisfied is to do what you believe is great work.
일은 당신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진정으로 만족할 있는 방법은 당신이 위대하고 믿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 Steve Jobs (스티브 잡스)


회사 업무를 심플하게 2가지로 나누어 '가치 창조 업무 vs 운영/모니터링 업무'로 정의해 본다면, 개인적으로 운영/모니터링 업무를 할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융합해서 적용해보는 걸 좋아하는 성향 탓에 반복되는 업무에 흥미를 쉽게 잃었기 때문이다. 나의 이러한 성향을 깨닫기까지는 6~7년 정도의 오랜 기간이 걸렸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딱히 뒤떨어지는 업무가 없었기에 내가 좋아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헷갈린 까닭이었다. 



도전, 변화, 자율, 창의성, 발전, 영향력, 지혜, 즐거움, 경제적 안정.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지만, 더 이상 불안하지는 않다. 이제 스스로를 "00에서 근무하고 있는 000입니다"가 아닌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도전하고 성장하는 기획자, 000입니다"라고 소개할 수 있다. 



Why 완료 ☞ How 진행 중 ☞ What 예정


실리콘 밸리를 열광시켰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원제 : Start with Why)의 저자이자 Ted 강의로 유명한 사이먼 사이넥은 내가 가진 상상력과 꿈을 다른 이들에게 전염시키는 방법으로 '골든 서클'을 소개했다. 바로 'Start with why', Why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골든서클*출처 : Start with Why-사이먼 사이넥


Why를 찾은 나는 How와 What을 찾아가는 중이다. 조금은 늦더라도 직장인의 사춘기 방황의 끝에, 세상을 변화시킬 What을 실현하길 간절히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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