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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오 Nov 04. 2016

01. 꿈을 갖게 된 계기

중, 고등학교 이야기

현재 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2009년도에 대학원 공학석사를 마치고 현재 2016년도까지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직업을 결정하는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재미 또는 비전, 주변의 권유, 재능 등의 다양한 이유로 직업을 결정하고 일하게 되고 이직 그리고 전직을 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어떠한 과정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는지 왜 그 길을 가게 되었는지 얘기하고 싶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공학 원리를 실무에 활용하는 사람
소프트웨어/시스템의 설계, 개발, 유지보수, 테스트, 평가 관련 업무
영어권에서는 프로그래머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음

-http://zetawiki.com/wiki/-




처음에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이 미래의 꿈이 없었다.

공부를 잘하지도 운동을 잘하지도 않았다. 많은 것을 한 것도 아니고 어린 나이기는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도 못했다. 단순히 공부나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도 주변의 친구들과 비교를 하다 보면 공부에 대한 지능도 좋지 않았다. 중위권 정도에 머무는 성적이었지만 집안 부모님의 욕심은 컸고 그 욕심은 나에게 공부에 대한 강요와 화를 내게 하였고, 나는 눈치를 보면서 공부를 하다가 점차 딴짓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책상에 붙어있는 시간에 비해 능률은 좋지 않았고 나는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도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 보니 생각만 할 뿐 다른 쪽에 관심을 돌렸다.


 내가 좋아하던 공부는 국어 문학 부분과 세계사였는데 좋아하는 분야가 되다 보니 해당 과목의 점수들은 자연스럽게 올랐고 주변에서도 나는 이것을 잘한다는 칭찬과 인정을 받을 때면 해당 분야에 대해 더욱 애정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갖고 있던 막연한 꿈은 "소설가"나 "만화가"였다. 당시 명문고등학교에서 상위권 성적에 있던 누나에게 내 꿈에 대해 얘기를 하니 비웃으면서 공부나 하라고 훈계를 했다. (그런 누나지만 누나 덕분에 삼국지, 사기, 토지, 아리랑 등의 좋은 책들을 볼 수 있었다.)


계기

 2000년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 TV에서 재미있는 CF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준다는 하이홈 CF였다.


 현재는 이미지도 남지 않아서 "http://web.archive.org/"를 이용해서 찾은 해당 하이홈 모습이다.

지금 보기에는 우스울지 모르지만 당시로는 엄청난 혁명적인 사이트였다. (개인적인 견해) 왜 혁명적이었냐면 당시에는 기존과 같은 블로그나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가 없을 때였다. 웹의 초창기라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html을 공부해서 마크업을 짜거나 그 당시에 유명한 툴이었던 "나모 웹 에디터"나 "Macromedia 드림웨버"를 이용해서 html을 만들었다.

 그런데 하이홈은 웹에서 툴을 제공해줘서 간단히 자신의 홈페이지를 꾸밀 수 있었다.


 나는 이 하이홈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하이홈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시발점이었다.

나의 꿈을 발전시키고 구체화시키는 것에는 후에 여러가지 과정이 있었지만 그 시작은 정말 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서비스를 접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게임 개발자가 게임을 접하면서 내가 게임을 직접 만들어봐야지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만약 현재 내가 게임 개발자였다면 하이홈 대신 RPG 쯔꾸르를 얘기했을 것이다.)


하이홈에서 제공되는 툴을 이용해서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재미있었지만 조금 더 멋지게 조금 더 많은 기능을 넣으려면 하이홈에서 제공되는 기본적인 툴로는 부족하였다. 혼자서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홈페이지를 만들던 중에 친구 한 명이 "웹 디자인" 학원에 다니자고 하여서 웹 디자인 학원을 다녔다. 당시 웹 디자인 학원에서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플래시, 드림웨버를 배웠는데 일부 친구들은 "웹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갖기도 했다. 물론 다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다음 방학이 왔을 때는 친구가 자신의 형이 다니는 대학교에서 "자바스크립트" 강의가 있는데 사람 수가 많지 않아서 청강이 가능하니 같이 가자고 하였다. 당시에는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서 홈페이지에 눈이 내리는 효과 같은 화려한 효과를 주는 게 유행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홈페이지에 적용을 하고는 하였는데 대학교 강의를 들으면 내가 직접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청강을 들으러 갔다. 당시 교수님은 나와 내 친구를 보고 신기해하시며 쉬는 시간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시며 기특해하셨다. 하지만 나와 내 친구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고 html 정도만 다룰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역시 우리가 대학생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없다고 한탄하며 청강 첫날만에 포기하였었다.


2001년이 되어가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갈 때, 내 관심사이자 목표는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붙이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기본으로 제공해주는 기능이지만 그 당시 하이홈은 정적인 html만을 편집하고 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게시판을 올리는 것은 정말 다른 차원의 어려운 일이었다. CGI(common gateway interface)를 이용해서 만든 슈퍼보드란 곳에서 게시판을 사람들에게 제공해주고 홈페이지에 붙일 수 있었지만 디자인이 예쁘지 않고 수정이 어려워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것이 제로보드이다. 제로보드는 서버에 설치하고 나면 자신이 직접 게시판 테마의 생성부터 다른 수많은 테마들의 적용도 가능하고 기존 게시판들과는 지원되는 기능이 엄청나게 많은 정말 최고의 게시판이었다. 


현재 제로보드는 XE(XpressEngine)라는 이름으로 변경이 되었고 오픈소스에 콘텐츠 생상과 발행을 돕는 훌륭한 CMS가 되었다. 제로보드 개발자가 2007년 네이버로 가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 부분은 네이버를 칭찬해주고 싶다.


문제는 제로보드를 깔려면 php가 설치된 서버와 MySQL DB가 필요한데 그런 자원도 없을뿐더러 나에게 MySQL DB라던지 php와 같은 개념은 너무나 어려웠다. 무료로 해당 자원을 제공해주는 곳을 찾다가 포기를 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학교 컴퓨터 동아리에서 서버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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