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하나 되는 아름다움 빈트가르

슬로베니아 빈트가르 국립공원

by 이관민

#38.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들

밤늦게 도착한 호스텔에서는 역시나 사람이 많지 않았다. 매니저는 새로운 친구들이 있는 방으로 안내하였고, 그들도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여기에는 세계여행으로 영화 제작중인 있는 잭과 매트 형제가 있었는데, 특히 동생 매트는 형이 여행가자는 말에 자기 직업인 선생님도 그만두고 따라나섰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다음날 함께 어디로 가볼껀데 같이 가보지 않겠냐 라고 물어봤다. 블레드 호수 밖에 모르던 나는, 별다르게 할 일도 없었기에, 어딘지도 모르는채 그냥 따라 나서기로 했다.


#39. 빈트가르로!

내가 이 친구들한테 들어서 유일하게 기억이 나는 단어는 하이킹이었다. 사실 '자연이야 한국에서도 실컷 볼수 있는데, 별반 다를바가 없지 않나?' 라는 생각에 그동안 도시만 여행을 했지 자연경관을 따라 여행을 가보지는 않았었다.


아침 일찍일어나야 했고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이미 젝은 간단한 백팩에 액션캠을 매달며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어제의 피곤함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작은 캠코더를 든채 밖으로 나갔다.

IMG_1794.JPG

날씨는 정말 화창했다. 풀밭에는 말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정말 유럽의 한적한 시골마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에는 구름에 가려진 만년설이 쌓인 트리글라브산이 솟아있었다. 젝은 나에게 저 산을 가리키며, 자기는 내일 저곳에 등반을 갈꺼고, 오늘은 그 주변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으로 가볼 것이라 했다. 일단 오늘 저기 멀리 보이는 저 산까지 가야된다는 것에 순간 후회가 몰려왔다.

IMG_1798.JPG
IMG_1800.JPG
IMG_1799.JPG

블레드를 지나 우리는 산 초입까지 도착을 했다. 잘 다듬어지지 않는 산길로 봐서는 이곳이 일반 등산로가 아닌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구글 지도에 의지를 하며, 원래 가고자하는 위치까지 질러가보기로 했다. 숲은 놀픈 침엽수로 가득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우리만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보통 사람들이 가지 않는 산길로 가다보니 길은 매우 험했다. 겨우 기차 1대만 지나갈수 있는 좁은 다리와 터널이 맞닿아 있었고, 그 위에는 마치 오래전 적으로 부터 몸을 숨길 수 있는 방호벽도 세워져 있었다. 산비탈을 내려와 터널의 반대편을 보니 희미하게 빛이 비춰지니 마치 건너편에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하쿠가 살고 있는 온천마을이 있을 것 같았다. 이윽고 뒤에서 기차가 오고 있었고, 나는 터널의 벽에 바짝 붙어 기차가 눈앞에 지나가는 것을 즐기기도 했다.

IMG_1802.JPG
IMG_1804.JPG
IMG_1806.JPG
IMG_1805.JPG

더 아래로 내려가보니 산골짜기에는 크고작은 폭포가 거칠에 흐르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의 백미인 빈트가르 협곡이었다. 우리는 그 폭포 안에 들어가 눈앞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의 광경을 보기도 하고, 에메랄드 물빛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IMG_1814.JPG
IMG_1810.JPG
IMG_1808.JPG
IMG_1811.JPG
IMG_1825.JPG
IMG_1818.JPG

거친 협곡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또 너무나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IMG_1829.JPG

#40. 블레드 호수의 석양

집에 들어와 잠시 쉬었다가, 우리는 블레드 성에 오르기로 했다. 성 안에는 돈이 없어 못들어가고 성절벽 주위를 돌아가 블레드 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바위에 걸터 앉아 호수에서 지는 석양을 즐겼다. 얼마지나지 않아 우리가 앉은 자리를 부러워했던 이탈리아와 캐나다 친구가 같이 함께 했다.

IMG_1845.JPG
IMG_1844.JPG
IMG_1843.JPG
IMG_1841.JPG
IMG_1872.JPG

해가 지고 우리는 내려와 펍에서 슬로베니아의 양대산맥 맥주인 Lasko맥주와 함께 다양한 게임을 하며 오늘의 길고 긴 밤을 보냈다.

IMG_1888.JPG


KakaoTalk_20170626_212024579.jpg 이탈리아 친구에게 한글로 이름을 써주니 이렇게 답장을 해줬다.


한참 뒤 잭의 페이스북을 보니 우리와 함께한 일정들을 편집헤서 올리고 있었다. 그날의 함께한 추억이 친구들에게도 함께 남는다는 것이 참 의미있고 행복했었던 하루였다.

IMG_4256.PNG
IMG_4257.PNG



나도 아주 잠깐 나오는 잭 영화의 티져 영상


사람의 꾸밈없이도 아름다웠던 슬로베니아 빈트가르_photo by Gabriel Lee.


인천 - 블라디보스토크 - 시베리아 - 모스크바 - 프라하 - 체스키 크룸로프 - 부데요비체 - 린츠 - 잘츠부르크 - 클라겐푸르트 - 필라흐 - 블레드 -

매거진의 이전글슬로베니아로 가는 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