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by 지오 그레고리오

겨울이면 눈이 오기를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눈이 오면 그저 신이 나서

추운 줄도 모르고 놀았다.


눈사람도 만들고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눈을 덮어

지나던 사람이 빠지지 않나 하고

숨어서 보기도 했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눈은 즐거움이 되지 않았다.


군대에서 눈 치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달리 설명할 이유가 없지만

눈이 더 이상 설렘이 되지 않았다.


눈이 오면 잠깐 좋았다가

금방 시들해졌다.


세월을 탓하랴 마는

눈이 오는 날 다시 설렘으로

뛰어다니는 그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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