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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페 Jul 16. 2018

왕따, 혼자 견뎌야 했던 지난날의 시간

왕따로 인한 청소년 우울증 사연과 상담

사람의 모습이 모두 다르듯, 같은 부위를 다쳐도 상황에 따라 수술하는 방법이 다르듯 청소년 우울증의 범주에 든다고 해서 모두에게 똑같은 상담을 진행 할 수 없어요. 우울증이 시작되게 된 계기, 가정 환경 등 청소년에게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상담이 시작되는데요. 


계기는 한가지 일수도 있고 여러가지 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가정 환경적인 요인과 교우관계에서 상처를 받아 청소년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사연을 말씀드리려해요.




소녀의 사연

- 가정불화와 교우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한 청소년 우울증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을 하셨어요. 저는 아빠에게 밤마다 욕 전화를 받고 무서워하며 덜덜 떨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전화를 잘 못 받게 되었고 밤에 울리는 벨소리에 덜덜 떱니다. 엄마 앞에선 괜찮은 척 일부러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 후로 제 성격에 변화가 생기자 아이들은 저와 놀기를 꺼려했습니다.

아이들과 사이가 틀어지고 혼자 다니게 됐어요. 혼자가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엔 울기도 하고 점심시간은 아예 굶었습니다. 그리고 학기 중 다른 아이가 저를 따돌리기 시작했어요. 그 멀어진 아이들과 이간질시키고 다른 애들에겐 저랑 다니지 말라고 얘기하고 다녔죠. 전 그 괴롭힘을 이기지 못하고 학교를 빠지기 시작했어요.

엄청 친했던 친구에게 정말 죽고 싶다 어떡하지 했더니 돌아온 것은 가볍게 꺼내는 죽음에 대한 말 뿐이었습니다. 저를 부정적 감정이 휘감았고 자해를 시작했습니다.. 날마다 강도는 점차 세졌습니다.

선생님에게 얘기한 적 있습니다만... 당할만하니 당한다 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당연히 챙겨주셔야 하는 일들도 해주시지 않아 큰 실망을 했습니다. 그후 학교를 잘 가지 않게 되었어요.

물론 엄마한테도 이야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엄만 제가 유난이라고 생각하시고 절 방치합니다. 엄마에게 얘기해봤자 해결되는 게 없어요...

이후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거나 깊게 사귀지 못했습니다 잘 지내다가도 제가 피하는 경우가 다반수였습니다... 피하는 이유는 또다시 내가 힘들어질까봐 였습니다. 모든 것이 다 제 잘못인 것 같고 자살해야 한다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자살시도를 했지만 실패했어요.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생각이 나고 당장이라도 죽고 싶습니다...

남에게 상처받으면 가만히 있는 제가 싫습니다. 뭐라고 못하는 제가 바보 같아요. 

당연히 화내야 할 것인데 화를 내면 죄책감이 들고 자괴감이 듭니다. 당장이라도 죽고 싶습니다..

죄책감... 벗어나고 싶습니다. 항상 착해야 한다는 틀에 갇히게 되었어요. 그래야 상처받지 않는다고 생각이 됩니다.. 오늘도 친구에게 화가 난 걸 바로 말하지 못하고 그냥 하교를 저 혼자 했습니다. 차라리 혼자 다니고 싶고 이대로 죽고 싶어요... 근데 다시 혼자가 되면 그 친구는 어쩌죠? 또다시 절 이기적이라 욕하며 손가락질할 아이들의 시선은 어떻게 하구요... 어떤 선택이든 감당이 안돼요...

정상적으로 남들처럼 살고 싶은데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만큼 힘듭니다. 조금이라도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면 속이 안 좋고 구토가 몰려와요... 이상한 기분에 휩싸여 죽고 싶어 지기도 합니다...

제가 왜 이렇게 됐는지.. 왜 이러는지 어떻게 해야 벗어나는지 알려주세요..
지금 당장 죽고 싶은 생각이 안들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발...




왕따, 어떤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요?


오늘의 사연자는 어머니와 선생님으로 대표되는 주위의 사회에 도움을 받지 못해 마인드카페에 찾아와 도움을 구하게 되었는데요.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언어폭력으로 인해 성격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교우관계가 어려워졌고 학교 내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게 되었죠. 


사회에 속에서 우린 때때로 청소년들을 미숙한 존재로만 보곤 합니다. 하지만 단지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마음의 아픔이 작은 것은 아니에요. 주위에 공감과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어른들이 있었다면 사연자가 지금만큼 아파했을까요? 댓글로 응원과 위로를 해주신 분들은 어떤 말을 해줬을지 살펴봐요.


-하염없이 눈물이 나네요.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거 같아서요. 가끔씩은 나 스스로 상황을 제어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더 스스로를 책망하고 미워할 때도 있죠. 그러나 힘들어하는 자신을 보면서 많이 힘들지? 이 한마디만 해주세요. 세상에서 제일 힘든 하지만 제일 사랑해야만 하는 나를 위해서요. 나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자기 자신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랄게요. (7lsj****)
- 여리고 예민한 시절 얼마나 힘들고 불안할지 상상이 갑니다... 제 상상보다 더 힘드시겠죠.. ㅠㅠ 이렇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것으로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글을 차분하게 잘 쓰시는 것을 보니 영리하신 분 같습니다. 대부분 이 과정은 혼자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곳에 마구 속마음을 털어놓으시고, 위로받으시고, 울고 싶을 때 우세요. 그리고 어머님과 진지하게 얘기해서 심리상담을 받으세요. 추천하는 이유는 오프라인으로 직접 상담가 분과 상담하는 것이 상처의 치유와 변화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노련한 전문가와 함께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님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부디 어머니께 진지하게 말씀드리고 상담받으시길 바라요 ㅠㅠ! (TheLette****)


2분 외에도 사연자의 글에 같이 공감하고 아파하시는 분들의 댓글이 달렸어요. 

 어리다고 해서 단순한 문제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님을 이제 아실텐데요.

전문 심리 상담사님의 상담 내용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엔젤링

- 전문 상담사의 답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창 공부로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많은 때일텐데 여러가지 다른 아픔들이 사연자님을 더욱 괴롭히고 있는 모양입니다. 

부모님의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말미암아 님의 성격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셨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도 점차 멀어지게 되었고, 친구들의 옳지 않은 행동에 반대하면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셨군요.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친구도, 심지어 어머니나 선생님도 사연자님께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셨네요. 아무도 없는 캄캄한 동굴 속을 홀로 헤매는 막막하고 암담한 기분이지 않았을까. 혼자 얼마나 답답하고 외로우셨을지 저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다툼 사이에 끼인 자녀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자녀 입장에선 하늘이고 땅이고 세상의 전부인 부모가 싸우는 것이니 세상이 온통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지요.  더구나 사연자님은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좋지 않은 말들을 여과 없이 접했고 어머니 앞에서는 일부로 괜찮은 척 하는 어른스러운 따님이셨군요. 그 아픔을 누군가에게 제대로 털어놓지도 못하고,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속의 상처를 애써 덮어버렸으니 그 마음 속은 오죽 힘들었을까요.  그리고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았으나 이해는 커녕 오히려 사연자님의 마음에 큰 구멍을 내어버렸네요. 사연자님 곁에 따뜻한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누군가 사연자님을 제대로 보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었다면 그 상처가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텐데 참 많이 아쉽네요. 

우리는 어쩌면 원치도 않은 상황에서 이 세상에 태어났고,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하게 되지요. 그 속에서 즐겁고 좋은 일들도 분명 있지만 슬프고 힘들고 아픈 일들도 많이 겪게 됩니다.  특히 어릴 때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고 혼자서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 힘 등을 갖추기 전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겪게 되더라도 참 무력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은 내 것이기에 내가 지켜나가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의 것들은 그럴 수 밖에 없음을 받아들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나를 아끼고 가치롭게 만들어 나가는 최소한의 노력을 놓지는 말아야겠지요. 

사연자님은 지금껏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의젓하고 어른스럽고 때론 정의롭게 잘 지내오셨습니다. 그 어느 누구가 인정해주고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사연자님 자신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요. 스스로를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여겨주세요. 

그리고 다른 누구에게 착한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착하고 솔직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옆의 친구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지고 깊은 관계를 가지지 못하는 것이 좌절스러울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새로운 사회 생활을 해나가게 되면 별로 큰 일이 아닐 수 있어요.  그때도 충분히 새로운 관계들을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길 것이구요. 그런 기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무엇보다도 내 자신에 집중해 보는게 어떨까요?  

남들에게 인기가 많고 두루두루 잘 지낸다고 내가 멋지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남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싫은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내가 하찮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본인의 가치를 결정할 수는 없어요.  다만 내가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사람들과 관계가 틀어지거나 멀어질 때마다 자기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며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어린시절 불안정한 부모님의 사이와 그로 인한 유기불안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맞춰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말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내가 아닙니다. 이미 자신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버리세요. 

지금부터는 성인이 되어 내가 해보고자 하는 꿈이 있는지, 그 꿈을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내가 힘들고 싫은 순간들이 언제이고 누가 나를 힘들게 하는지를 살피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 거절하고 싫다고 말하는 용기를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내 인생에 주도권을 쥐고, 스스로를 가치 있게 여기고자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하나씩, 조금씩, 천천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도 중요합니다. 히지만, 내가 망가질만큼 타인의 시선을 감당해야 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오롯히 있어야 그 다음의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는 거죠. 



우리의 역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저 만19세 이상의 성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 자라나는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아닐까요? 


청소년이 도움을 쉽게 청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회의 분위기가 청소년이 힘들다고 했을 때 잘 받아 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성인도 도움을 청할 때 자신을 도와줄 것 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구한답니다. 주위에 청소년이 없는 환경이시더라도 친구랑 말할 때, 가족과 말할 때 등 "청소년이 아파하고 있을 때 편협된 시선으로 보지 말고 도움을 줘야 해"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그 집단은 건강한 사회의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카페는 익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비슷한 사연을 알고 계신다고 해도 오늘의 사연자가 진짜 그분일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리고 다른 분이실지라도 청소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편견을 가지고 본다면 2차 가해가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우리는 따뜻한 마음으로 청소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감싸 안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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