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에 Sep 01. 2022

허지웅 님의 글에 살고 싶다는 농담 중

나는 어느 날 죽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어느 날 죽기로 마음먹었다. 나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낫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고통을 참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거창하게 유언 같은 걸 남길 생각은 없었다. 간단하게 집은 엄마에게, 현금은 동생에게 남긴다고 썼다. 돈으로 돈을 버는 투자 같은 건 해본 적도 없고 해 볼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정리가 간단해 좋았다. 마지막으로 청소를 하고 목욕을 했다. 그리고 남아 있던 마약성 진통제와 수면제를 모두 먹었다. 이불을 잘 정리하고 그 위에 바로 누웠다.


나는 수십  죽기로 마음먹었었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아마도 죽을 만큼의 용기는 없었나 보다. 죽는 것도 용기가 요하다니사는 것도 죽는 것도 아닌 .  경계에서 사는 삶은 허공에  있는  같다. 뭔가 진공 되어 있는 투명한 통에  혼자 갇혀 둥둥  있는 느낌이랄까? 숨만 겨우 쉬고 있는 좋음과 나쁨도 없는 슬픔과 기쁨도 없는  사이에 나는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지긋지긋한 정신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