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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할 것인가? 관계를 만들 것인가?

판매와 관계 중 선택해야 하는 이유

1차원 적으로 생각하자면 모든 브랜드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한다.

진리이다. 결국 돈을 벌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을 버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공식 또한 존재했었다. 정답은 아닐지라도 높은 확률로 세상에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공식들이 존재했었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모든 공식들은 고객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제한적일 때 효과가 극대화되었던 공식이다.


이 책에서는 전문적인 마케팅 용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다른 수많은 책에서 다양한 마케팅 지식과 노하우로 전문적인 용어와 공식들을 설명하고 있기에 필요하다면 마케팅 추천 도서만 읽어보셔도 많은 도움이 되실 것이다. 그 공식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각 공식들 마다 카테고리 별, 시대 별 효율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제목을 이렇게 판매와 관계로 딱 나뉘게 정한 것일까?

브랜딩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판매를 위한 기본적인 전제 조건인 제품의 품질, 디자인 등의 요소는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개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만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카테고리의 다른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다들 참 잘한다 싶을 정도로 감도 높고 수준 높은 제품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만큼 기본의 기준이 높아진 것이다.


고객들도 이 기준에 맞춰 판단 기준이 매우 높아져 있다. 아무리 브랜드가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뛰어난 품질과 외형적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고객들은 이전만큼 감동받지 않는다. 충분한 경험과 높아진 시선으로 다른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가 전문가라면 더욱이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이러한 무반응에 적응하기가 어렵다. 내 기준에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력이 들어가 있는 제품과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은 그렇지 않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더러 본질적인 문제 해결만 된다면 그 차이를 어렵게 머리를 써가면서 까지 확인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판매를 위한 전략과 공식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비교 의식으로 인한 과소비의 시기를 넘어가고 있다 생각한다.


이전에는 나만 누릴 수 있는 소비가 SNS의 발전으로 마치 남들도 다 나와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고 있거나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면서 더 남의 시선을 끌기 위한, 더 나의 자존감과 우월 의식을 채우기 위한 소비에 집착했었다.


하지만 이제 SNS의 알고리즘의 선한 영향력(?)으로 인하여 한계치를 넘어서면서 나만의 우월한 소비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것에 더 이상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본능적인, 외형적인 소비에 집중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낀 세대가 이제는 그 이상의 것을 갈망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지적 소비, 가치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면서 브랜드도 더 양극화되어가고 있다.

한쪽은 오로지 제품의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고 있고, 한쪽은 가치관과 철학과 같은 지적 소비, 가치 소비로 넘어가고 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다. 정답은 언제나 그 시대의 고객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몰리고 있고 움직이고 있는 방향이 정답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 가치 소비가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고객들에게 우리 브랜드의 이름이 기억되고 불려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주 극단적이고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금 잠시 책을 내려놓고 해 보시면 현실감이 확연하게 느껴지실 것이다.


각자가 즐겨 사용하는 쇼핑 플랫폼이 있으실 것이다.

그 플랫폼을 여시고 구매 목록을 열어보자.

그리고 그 구매 목록 중 내가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브랜드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보시라.


아마도 손가락이 휙휙 하고 넘어갈 때까지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브랜드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시대에서 브랜드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제 살을 깎아 먹어야만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경쟁도 치열할 뿐더러 고객들에게 기억되지 않는 순간, 헤어 나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가격 경쟁, 치킨 게임의 늪에 빠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해 드리고 싶다.

이제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핵심 기준으로 삼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그렇게 잘 나가던 기업들의 생존 주기마저 짧아지고 있는 와중에 우리와 같은 작은 기업들은 얼마나 더 빨리 잊힐 것인가 생각해 보면 등골이 오싹하다.


판매에 집중하고 고객과의 관계는 천천히 만들어 가겠다 하신다면 그것도 좋다. 하지만 결코 뒤로 미루지는 마시라.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여러 브랜드가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더 낮은 금액으로 공격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쟁에 고객과의 관계가 아닌 판매로만 살아남으려 한다면 아주 비싼 무기인 '돈'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자본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지 않다면 서로 치고받는 사이에 생긴 출혈로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확률이 매우 높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오늘 우리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고객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지, 어떤 목적을 설정해야 하는지, 그 목적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설득시키고 참여하게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 보자. 관계는 한 번에 형성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고객들과 조율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진행해야 변질되지 않을 것이다.



판매와 관계로 만들어진 양팔 저울의 무게가 점점 더 한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결국 선택의 문제이고 방향성의 문제이다. 그리고 우리는 명확한 가치관은 고집스럽게 유지하되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판매할 것인가? 관계를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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