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가는 분명한 목적지
브랜드 운영에 있어서 목적과 숫자는 모두 다 중요하다.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숫자로 표현되는 매출과 성과가 있어야 그것을 기반으로 더 넓은 확장 혹은 더 깊은 고도화를 진행할 수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다.
브랜드가 추구하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고객들과 함께 걸어가며 만들기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없다면 고객들은 그 브랜드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다.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잠시 잊었던 추억이 생각나고, 친근감이 느껴지고, 잘 지내는지 궁금해지고, 언제 시간 맞춰서 얼굴이라도 봐야겠다 싶은 사람은 다양한 스토리가 녹아들어있는 시간이 만들어낸 관계가 형성된 사람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이다. 고객들로 하여금 우리 브랜드의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브랜드와 함께 걸어간 긴 여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가 방향성을 상실한 체 운영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고객들은 이미 차고 넘치는 브랜드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에 지겹도록 노출되어 있고 그 소음에 지쳐 조그마한 소리에도 부담스러워하고 짜증을 내고있다.
여전히 순간의 감정과 직관으로 느껴지는 매력에 따라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만 다시 그 브랜드를 기억하고 재구매하는 브랜드는 대부분 나만의 기준에 적합하였기 때문에 선택하였고 그 제품을 사용하면서 좋은 결과와 느낌을 받은 브랜드이다. 그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내가 가졌던 추억들, 시간들, 관계들이 떠오르면서 다시금 그 제품을 재구매하는 것이다.
그동안 제품의 품질과 외형적인 뛰어남으로 고객들의 마음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그것을 넘어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서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브랜드들이 친환경, 동물 보호, 인류애, 차별 반대 등의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 역시 너무나 많은 브랜드들이 형식적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피곤한 주제가 되어버렸다. 물론 고객들은 여전히 이러한 가치 소비에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원하고, 행동하고, 그 행동을 집요하고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오히려 타협하지 않는 고지식한 모습을 힙하게 여기고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함께 목적을 달성하기 원한다.
브랜드가 특별한 목적과 가치를 제시하고 그것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관계를 맺어가겠다 말하는 것은 이전의 대중 타깃 시대의 전략과는 다른 결의 움직임이다. 우리 브랜드의 존재 목적에 공감하지 않거나 반감이 있는 고객들이 있다면 기꺼이 다른 브랜드에게 가시면 된다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기백 그리고 고집이 있어야 가능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에 고객들은 진실됨을 느끼고 더 깊은 내적 친밀감 그리고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독자 여러분들이 운영하시는 브랜드는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
그 목적에 고객들이 공감하고 있는가?
그 목적에 공감하는 고객들을 지지하고 이끌어가기 위해 얼마나 고집스럽게 그것을 유지하고 있는가?
브랜드가 자신만의 확고한 목적을 가지기 위해서는 대표인 우리가 브랜드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내가 만든 브랜드이니 당연히 나와 하나가 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단순한 판매자, 소비자의 관계를 넘어 그 이상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말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오는 답변들이 있어야만 한다. 즉, 대표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이 바로 브랜드의 목적이어야 하고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또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합 되어 일관된 목소리를 내며 그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있어야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고 그들로 하여금 참여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던 지난날의 큰 소동들을 돌아보자.
그 중심에는 하나의 명확한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공감하는 극렬한 소수의 지지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소수의 지지자들의 활동과 소문으로 목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하나의 큰 흐름이 만들어진다. 그 흐름이 선이었든 악이었든 기준은 잠시 내려놓고 본질적인 부분만 확인해 보자면 핵심 역할을 하는 부분들은 동일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시대를 이끌었던 아이콘들,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다. 그리고 그것을 지지하는 소수의 팬들이 모였고 그 열정적인 팬들로 인해 입소문이 만들어지면서 트렌드가 되고, 대세의 흐름이 되었다. 우리 브랜드도 이 핵심이 필요하다.
'와 저 사람은 진짜다. 완전히 미쳐있구나!'
'와 저 브랜드는 진심이구나. 완전히 미쳐있구나!'
이러한 강도 높은 오타쿠적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고강도의 경쟁에서 우리 브랜드의 가치관과 목적을 세상에 알리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제발 남들도 다 하는 것이니 우리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마시길 바란다.
고객들도 이미 다 알고 있다.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브랜드로서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면, 진심에서 나오는 목적을 가치관으로 내세우고 그 목적에 공감하는 고객들을 최고의 만족도로 섬기고 이끌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여전히 감도 높은 디자인과 이미지, 제품의 품질 만으로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생각하신다면 분명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절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저주를 퍼붓는 것일까?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가 사라진다 하여 슬퍼할까, 조금이라도 아쉬워할까?
그렇지 않다 생각이 드신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채비를 갖추고 브랜드 전반에 걸쳐 재정비를 하고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송미영 님의 책이 생각난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