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객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요?

이야기의 주제

이제는 가치 소비의 시대라 말씀드렸다.


선택권이 많아지고 좋은 제품들을 좋은 가격에 소비했던 경험을 충분히 가진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기준이 높아지게 되었지만, 오늘도 사라지고 있는 많은 브랜드들 중에는 그 기준에 미달하여 잊히고 있는 곳이 많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과 누구나 적정 수준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기술 평준화가 대표적인 이유라 할 수 있겠다. 고객들도 그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은 이제 브랜드의 다른 가치를 느끼고 싶어 한다.

즉,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에 앞서 나의 시간과 정성을 쏟을 만큼 내가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한 대상인지, 나와 얼마나 맞는 사람 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당연한 반응이고 기대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많은 브랜드들은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부끄러워서일까? 아니다 분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일 것이다.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정말 많이 강조하고 설명드린다. 고객들은 생각보다 브랜드가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고 그 과정에 참여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고 함께 만들어가기 원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지난 시간을 통해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질문은 조금 철학적인 질문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질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누구나 다 아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보자.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시작점은 공통적인 관심사다. 거기서부터 대화의 물고가 터지기 시작하고 점점 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들어간다. 그 과정 중에 서로 다른 점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서로의 끌림이 있고 느낌이 맞다면 공통 관심사가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극 활용되어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원하게 된다.


브랜드도 동일하다.

계속해서 말씀드리는 것처럼 브랜드 역시 인격체이기 때문에 고객과 동일한 관계의 여정이 필요하다. 특별히 이 질문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고객에게 말을 건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다. 고객이 브랜드를 사람으로 인식하고 그 브랜드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가 있어야 한다. 사실 브랜드를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자체가 철학적이다. 아마도 어떤 분들은 이러한 생각의 구조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실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사람은 각자가 가진 기준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SNS를 운영하면서 직면할 문제점 중 가장 큰 문제점 한 가지는 몇 가지 콘텐츠를 발행하면 더 이상 발행할 주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이미지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큰 비용을 소진하면서 계속해서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생산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투자하는 비용 대비 콘텐츠로 들어오는 고객들의 전환율이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은 떨어지고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여 더 좋은 외적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더 많은 투자를 한다.



나는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가도 아니고, 콘텐츠 마케팅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운영하는 것이 왜 효과가 있는지, 왜 팬덤을 만드는데 효과적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컨설팅을 진행하는 대표님들에게 대화가 있는 SNS와 대화가 없는 정적인 제품 카탈로그 같은 SNS를 비교해서 보여드린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은 대화가 있는 쪽인 것을 강조하여 설명드린다.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하며, 어떤 고객을 위한 것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어떤 가치관이 담긴 주제로 대화를 나눌 것 인지가 결정되면 SNS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담기게 된다. 결국 우리가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꿈꾸는 이상향은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제품은 관계를 위한 연결고리이며 그보다 관계로 형성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팬덤이 형성되면 어느 날 브랜드 혼자서 조용히 사라지는 일이 벌어질 확률은 적어진다.



브랜드는 계속해서 고객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고객의 말을 듣고 질문하고 서로의 공통적인 관심사를 공유하고 그것을 위해 더 깊게 제품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해보고 꿈을 꾸고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야 한다.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것이다. 당연한 것이다. 아직 우리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았고 결이 맞는 고객들이 다가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명의 고객이라도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점점 더 그 대화의 주제에 공감하고 브랜드 가치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드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문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감성적인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다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나만의 고객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내가 누구인지 어떤 대화를 누구와 나누기 원하는지 지속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만약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제품 사진만 올려놓고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우리는 톱클래스 연예인이 아니지 않은가?

신상만 나오면 줄을 서는 명품 브랜드가 아니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셨다면 포기하지 마시고 우리 브랜드가 무엇을 이야기하기 원하는지 생각해 보자.

정답은 없다. 단지 진심이 담겨야 한다는 전제가 있을 뿐이다.


고객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요?

이전 13화 고객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 수 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