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소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탕 Oct 21. 2024

나무 위의 집

다람쥐네 가족은 도토리를 물어오지 않았고

목공예에 푹 빠져 밤낮으로 망치질을 해댔어요.


다람쥐는 시끄러운 통나무 속 단칸방에

독립하고 싶었어요. 

집을 나와 길을 가다 친구들을 만났어요.


튼튼하고 쭉 뻗은 나무를 발견했어요.


'저 나무 위에다 짓는 거 어때?'

'좋아.'

'오소리야, 나무를 패줘.'
'토끼야, 장을 봐 와 줘.'
'사슴아, 인테리어디자인 해줘.'
'여우야, 난로 좀 설치해 줘.'
'너구리야, 청소 좀 해줘.'


'네가 뭔데?'

'어?'


나무 위의 집이 전부 완성이 됐고 모두 뒷정리중이었어요.


그때어요.

숲 속 농장 주인 잭 할아버지가
장난감 집이라고 여기고 집을 부어요.


애니 할머니가 불렀어요.


'잭! 손님 왔어요!'


친구들은 싸웠고
다람쥐는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요.


통나무 속 집은 여전히 시끄러웠고

도토리도 없었어요.


하지만 어디선가 얻어온 도토리,

빚을 내 사온 도토리는 있었어요.


다람쥐네 엄마는 앞니와 잇몸을 다쳤고

아빠는 입안에 종기가 났어요.


두분 다 어눌하고 시끄러웠어요.


'도토리는 네가 알아서 좀 챙겨묵고! 뭘 하다 어딜 갔다 왔노! 야봐라, 또 청설모가 네 맘에 든다캤나!'


엄마가 우셨어요.


'엄마. 나 집을 지으러 갔는데 실패했어. 이번엔 꼭 성공할거야. 청설모랑 같이 갈거야.'


다람쥐가 엄마에게 열쇠를 쥐여주었어요.


'내가 그동안 모아둔 토리.'


그날밤 다람쥐는 청설모와 났고 이번엔 힘들어도 포기한 채 돌아오지 않았요.


청설모와 자주 싸웠지만 밤낮으로 시끄러운 것보다는 훨씬 나았어요.


다람쥐도 행복해졌지만 청설모 다람쥐가 있어 너무나도 행복어요. 그래놓고 겉으로는 허풍을 떨었어요.


'못 생긴 애.'


'야생적 매력이 안 느껴져.'


'내가 너랑 왜 해? 난 너 안 좋아해.'


다람쥐는 혼자 집을 나온 것도, 친구들을 불러모아 집을 지은 경험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모은 도토리를 엄마아빠께 전부 드린 것도요.


다람쥐야, 이제 됐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