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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커피와 함께 싸운 발자크

파리, 이제 우리 둘이 한 판 붙자!

by Atterrissage

발자크(1799-1850)의 책 '고리오 영감'의 마지막 부분에 라스티냐크는 파리를 향해 "À nous deux maintenant!" (이제 우리 둘이 붙자!)라고 외칩니다.


라스티냐크는 시골에서 파리로 상경한 야망 넘치는 인물로 발자크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발자크도 투르에서 파리로 상경해 야망을 품고 글을 썼죠. 실제로 그는 약 91편의 소설을 썼고, 약 2500명 정도의 인물을 만들어냈을 정도로 열심히 글을 썼고, 프랑스에서 빅토르위고와 함께 대문호로 칭송받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그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좋아했고, 출판업 등의 사업에도 손을 대 빚이 늘어나면서 채권자에게 쫓기는 신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밤늦게까지 하루에 12시간 이상 글을 쓰고 채권자들을 피해 다녔다고 합니다. 채권자가 집에 찾아와서 창문을 넘어 도망갔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빚과 관련된 경제적 상황들이 사실적으로 잘 담긴 것이겠죠. 발자크는 또한 여러 필명을 사용해 짧은 글들도 집필했는데, 신문에 소설 등을 연재하기도 하고 빚을 갚기 위해 다작을 하며 살았습니다. (여담이지만, 그의 원래 이름은 Honoré Balzac이지만, 귀족식 표현인 Honoré de Balzac로 이름을 표현해 활동했습니다)


발자크가 이렇게 열심히 집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사실 커피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루에 커피를 50잔이나 마셨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발자크는 커피를 좋아했고, 커피에 의지해 글을 썼습니다. 연한 커피도 아니고 진하게, 심지어는 원두를 씹어서 먹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도한 커피 복용과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 과로 등이 원인이 되어 그는 심장질환과 소화불량 등으로 51세의 나이에 사망하게 됩니다. (그 당시 성인 남성의 평균수명이 60세 전후였긴 하지만, 혹시나 따라 하시려는 분들이 있다면 절대적으로 안된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저도 요새는 매일 1~2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방금도 집에서 두유로 더치라떼를 만들어 마셨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엄마가 병에 타주시던 더치커피를 마셔가며 공부했고, 대학생 때는 다이어트 때문에 다른 게 첨가되지 않은 아메리카노만 고집해 마셨었는데(절약하기 위해서도 있고), 요즘엔 그냥 다양한 커피를 다 맛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단골 카페도 생겼습니다. 예전엔 가격이 카페를 고르는 최우선적인 가치였는데, 요즘엔 내부 환경을 가장 고려하게 됐습니다. 매장 청결도, 기온, 나오는 노래들, 다른 고객들 등을 고려해서 책을 읽고 쉬기 좋은 카페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커피와 음식 맛도 만족스러워서 당분간은 계속 이 카페를 이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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