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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17을 프로보다 돋보이게 만든 이유

애플은 왜 아이폰17 Pro가 아이폰17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을까?

by 에틱 유니버스

2025년 9월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씨어터에서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제품은 아이폰17, 새롭게 추가된 아이폰 Air, 그리고 아이폰17 Pro였다. 루머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졌던 디자인과 기능이 그대로 등장해 큰 놀라움은 없었지만,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의외의 반전이 나타났다.

c1_3104913_790.jpg 출처: Bangkok Post
갑자기 혜자폰이 된 아이폰17

늘 프로 모델과의 차별화 전략 속에서 ‘서자’ 취급을 받던 기본형 아이폰이 이번에는 대폭 강화되었다. 120Hz 화면 주사율은 물론, 전면 카메라 해상도와 센서도 프로와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망원 렌즈만 빠졌을 뿐 사실상 차이는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저장 용량은 128GB에서 256GB로 늘었지만 가격 인상은 최소화에 그쳤다. 즉, 아이폰17 Pro의 존재가 오히려 아이폰17을 가성비 높은 선택지로 보이게 만든 것이다.

iphone17.jpg iPhone 17 모델 (출처: 애플 공식홈페이지)


왜 애플은 기본형 모델을 강화했을까?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예전처럼 성능 차이만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는 어렵다.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었고, 세계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시하게 되었다. 특히 중국 시장은 화웨이·샤오미 같은 가성비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애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애플은 프로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점유율 방어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 같다. 결국 기본형을 강화해 더 많은 소비자를 애플 생태계에 끌어들이고자 한 것이다. 한 번 들어온 소비자는 iCloud, iMessage, 앱스토어, 맥북·아이패드와의 연동으로 인해 쉽게 이탈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락인 효과다.

AI와 같은 차세대 기술보다 우선시 되는 가격

지난해 발표된 애플 인텔리전스(AI)가 순항하지 못함에 따라 이번 아이폰17에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아직 AI 기능은 스마트폰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 카메라 화질, 배터리 성능을 더 우선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애플은 이를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번 전략은 AI보다는 가성비와 기본기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다음 전략은 무엇?

사전예약에서부터 이미 전작의 인기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걸 보니 아이폰17은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애플의 전략이 맞아들어간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애플은 이번 선택으로 얻은 점유율을 지켜내면서 동시에 향후 AI와 같은 차세대 기술의 비전을 확실히 구현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에게 다음 세대 아이폰을 꼭 사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이번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발판을 마련했으며 앞으로는 기본형과 프로 모두를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 필요성이 생겼다.

그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일은 이러한 애플의 고군분투가 더 나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hero__bdntboqignj6_xlarge.jpg 아이폰17 프로_코스믹 오렌지 모델 (출처: 애플 공식홈페이지)

결과적으로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아이폰17 Pro는 자기 자신보다 오히려 아이폰17을 돋보이게 만드는 전략적 장치가 되었다. 하지만 애플이 보여준 이 ‘혜자스러움’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점유율을 지키고 미래 AI 전쟁에 대비하려는 계산된 승부수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위기에 처했다는 애플은 과연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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