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때는 그이의 손을 잡고
그 애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면서
뒤돌아 달빛 아래 콧노래를 절로 흥얼거린다
네 앞에서만 부르지 못 할 노래는 마음에 차곡차곡
그 애의 몸짓은 여름 나무처럼 나풀나풀대는데
그 리듬에 내 마음을 맡긴 채 왈츠를 춘다
비틀비틀 쓰러질 듯 위태로이 계속 춘다
울그락 붉으락 홍당무 얼굴 들킬라 푹 숙이고
나만 더위 타나봐
여름은 나만 일찍 왔나봐
멋쩍게 웃어보였지만 눈빛은 속일 수 없지
태양을 바라보는데 그 누가 눈 똑바로 뜰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