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예찬

by 샹송

결코 어디에도 다 담을 수 없이 거대하고 찬란한 자연을 앞에 두고도 나는 감히 내가 다 자랐다고 생각했다. 키가 다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마음도 머리도 자랄 것들이 다 자라나서 멈췄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매일 자연 속을 걷고 뛰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엇인가 자꾸 심어진다는 기분을 느낀다. 내가 자연에 의해서 더 자라났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또렷하게 느껴져서 충만함이 차오를 때는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미소가 지어지고

호기심을 감출 수 없고

자연에 말을 걸고

눈을 감고 대답이 들릴 것처럼 귀를 기울인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가에 피고 지는 꽃들을 관찰하면서 어느 꽃이 새로 피었는지도 알고 그의 이름도 배워본다. 새로 알게 되는 이름들은 다 예쁘고 생김새를 닮아있어 외우기가 쉽다. 혹여 까먹더라도 서운해할 사람이 없으니 괜찮다.


마음에 지도 하나를 펼쳐놓고 어디를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새겨 넣는다. 마음을 따라 풍경을 찾아가다 보면 우연히 다른 풍경을 만나기도 한다.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꽃이 피어있고 부스럭거리는 곳을 돌아보면 다람쥐가 있다.


공책을 펼쳐 계절을 대신해 일기를 적어 내려간다. 매일매일이 다르다. 오늘이 어제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 지나간 하루라도 새롭다.


나는 어디든 서서 멀리까지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중에 가고 싶은 곳을 고를 수도 있다. 그곳으로 가면 언제나 내가 있고, 떠나더라도 그곳은 남아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어떤 향수도 느끼지 못한다.


이제는 하늘도 구름도 다 나를 알 거였다. 새것을 사도 금방 낡아버리는 운동화를 볼 때면 혹시 키가 일이 센티라도 더 자라지는 않았을까 하고 기대를 해보기도 한다.





적어 내려가다 보니 절로 자연을 예찬하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사실 저도 매일 좋지는 않습니다. 매일 보는 풍경이 어째서 매번 좋고 새로울 수가 있겠어요. 그런데 날씨와 식물, 곤충들까지 본 것들을 다 기록해 보면 하루가 참 알차고 새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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