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라락, 따라라락 하고 규칙적으로 소리가 났다. 소리의 끝이 진동을 타고 울려 퍼지듯 마음에도 잔잔한 진동이 인다. 풀밭을 헤치고 들어가 소리를 따라 모험을 나서고 싶다. 요즘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만큼 내게 유혹적인 것이 없다. 매일 같은 유혹에 지고 만다. 어제는 하늘이 오늘은 꽃이 얼굴에 점하나를 찍고 모른 척 유혹을 해온다. 수십 번을 당해도 내일은 또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그 안에서 서성일 것이다. 매일 같이 자연과 뒹굴어도 어디 하나 상하는 곳 없다. 나는 더 나은 자연을 욕심을 낸 적이 없다. 좋다고 느꼈던 그대로 느끼고 싶을 뿐이지. 그 끝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자연에게 유혹을 느끼지 못하는 삶은 메마른 것이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다가도 바람의 살랑임에 홀랑 넘어가 바깥으로 향하는 내가 좋다. 나의 몸과 마음으로 바람이 드나드는 길이 있다. 사이사이 틈을 내어 지은 제주도의 돌담처럼 바람길을 내어 놓았다. 틈이 있어야만 강한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기에, 막아서지 않고 맞이한다. 바람길은 벽안에 갇혀서는 낼 수 없다. 바깥으로 나가서 마음껏 자연에 현혹되어야 한다. 길이 나면 바람도 때로는 태풍이라도 지나가게 둔다.
어린 시절에는 구름에 햇살이 비춰 눈부시게 하얀 곳을 바라보면서 그곳이 천국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