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구름이 많은 날에는 하늘에 구름이 뜬 것인지 구름에 하늘이 뜬 것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날은 새에 하늘이 날고 바람에 하늘도 불어오는 날입니다.
어린 시절이 떠올라 코끝이 시큰해졌던 풍경입니다. 마침 불어오던 선선한 바람과 달리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얕은 개울에서 언니와 다슬기를 잡던 기억. 동네 잔칫날이었는지 강 한쪽에서 아궁이에 밥을 짓던 어른들의 모습. 친구들과의 물놀이. 아무도 아프지 않았고 모두가 살아있을 때였습니다. 노니는 아이들 없이 강물은 곧게만 흐릅니다. 이제 저 산 아래에는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지나간 시절을 묻지 않을 사람만이 그곳에 있습니다.
구름 아래 오두막을 지은 것은 할아버지입니다. 오두막 주변으로 삼밭이 있던 때입니다. 할아버지는 좁고 초라한 오두막 안에서 밤을 새웠겠지요. 언제 한번 들여다보니 안은 바깥보다 더 초라했습니다. 그런 오두막 뒤로도 화사한 구름이 지나갑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자꾸 넘어가는데 그것을 잊습니다.
날개를 잃은 나비를 봤습니다. 저는 이 나비가 지금의 계절을 사랑하길 바랐습니다. 전에 느꼈던 것들을 잊지 않았다면 일부가 사라졌다 해도 여전히 같을 테니까요. 나비가 이 여름날을 놓치지 않고 더 진하게 느끼기를요.
어린 시절 제게는 어느 편지지 속 풍경이 꿈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바다, 나무 아래 세워진 자전거와 작은 들꽃이 수수하게 핀 들판. 한때는 고작이라고 여겼던 꿈들. 편지지가 꿈만 같던 시절처럼, 고작이라고 여겼던 것들 모두 사실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하얀 구름과 회색 구름이 만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모양을 흩트리지도 색을 바꿔놓지도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에서 고요히 머물다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