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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샹송 May 22. 2024

오월의 날들

아침에 창을 열면 잠깐 찬 공기가 느껴지다 금세 포근한 공기가 와닿는. 뒷마당 키 작은 대나무에 동글동글 이슬이 맺혀있. 내가 일어나기 전부터 은빛으로 반짝을 것을 생각하면 괜스레 기분이 좋다. 좋은 날들이다.


봄과 여름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어 햇살은 무겁지만  여전히 가볍다. 다행히 해와 바람 따로 느진다. 습한 기운이 없으면 그늘 아래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정말 상쾌다. 아직 봄이라서.


작은 숲의 새들이 노래하듯 대화하듯 지저귀는 것 봄이기에 그럴 것이다. 나는 즐겁게 지저귀는 새들의 기분을 알 것 같다. 먼 데서 혼자 우는 뻐꾸기의 마음알 것 같고. 좋은 날이라서 느껴지는 쓸쓸함도 있는 법이다.


숲에 볕이 들면 나무 사이 곳에 동그랗고 환한 공간이 생겨나는데, 거길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도 꼭 같은 공간이 생겨나 밝아진다. 가까이 가보면 날벌레가 날아다니고 보이지 않는 곳에 뱀도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곳 벌레나 동물들도 좋아한. 을 걷다 뱀을 만나면 매번 놀지만 그 길을 안 가볼 수 없다.


오월 내 아카시아와 찔레꽃 달큰한 향기를 다. 높게 핀 아카시아는 잠깐이고 낮게 핀 찔레꽃이 오래다. 꽃향기가 옅어질 때쯤 싱그러운 풀냄새가 바람결에 실려 오는데 거기에는 여름의 냄새가 섞여 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며 존재를 알리듯이.


이제 해가 져도 쌀쌀함이 없 좋은 라 줄곧 산책으로 루를 마무리 한다. 어느 한 계절에 머물 수 있다면 나는 오월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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