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크리스마스

시골독립기

by 샹송

12월이 되었을 때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껴보려는 마음이 집안 곳곳에 놓였다. 커다란 하나의 무엇보다 작은 여러 개로 원래 있었던 듯 눈속임을 하면 나중에 그것들을 치우고 나서도 없었던 듯 허전하진 않을 것 같았다.


부모님 집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면, 나의 늦은 오후에는 작은 전구들이 반짝였고 캐럴이 자주 울려 퍼졌다. 마음에 드는 캐럴을 외워보려고 애쓰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보다는 그 분위기를 얻어 보려는 것이다. 눈보다 자주 비가 내려서인지 이번 겨울은 많이 아쉬웠다.



혼자 있을 때는 일상에서 자주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니까 약간의 노력으로도 가능하다. 때론 날씨만으로도 충분하다. 해가 뜨는 날과 흐린 날, 머물고 싶은 공간은 다르다. 거실은 해가 잘 들어 그 사이에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면 좋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은 방에 조명만 켜둔 채 따듯한 이불속에서 있는 것이 좋다.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아침, 청소를 하는 오후, 요리를 하는 저녁. 사소한 일상을 보내면서 사이사이에 배경음악을 틀어놓으면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 피자를 먹을 때 좋아하는 미국 시트콤을 본다던지 주말 아침에 디즈니를 보는 것도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다른 이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과는 거리가 한참 멀지만 그래도 나 한 사람을 위해서는 충분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 내가 나한테는 그런 사람이다.


아마 크리스마스는 그 분위기를 내기 손쉬운 날이라 오래 즐기기에 좋은 날인 듯하다. 그날만을 위한 노래와 장식품들, 선물상자, 케이크와 영화들. 하루나 이틀만으로 아쉽다.


이번 해 긴 크리스마스가 마무리되어 간다. 오늘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감성이 시들해진다. 내년을 위해 상자 속에 작은 소품들을 한꺼번에 모아 넣었다. 다시 꺼낼 때쯤이면 미리 선물을 하나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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