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
길가에 핀 구절초를 따라 걸었다. 꽃들 사이로 벌들이 윙윙대며 바쁘게 날아다녔다. 호랑나비, 노랑나비들도 꽃 위에 앉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며 꽃잎마다 옮겨 다녔다. 꽃을 한 다발 꺾고 싶은 욕심이 들었는데 그냥 말았다. 꺾인 꽃은 금방 시들어 버리니까.
길 위에서는 사마귀 한쌍이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 여름 내내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가을이 짝을 이루는 계절인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비들도 다 짝이 있었다.
구절초를 따라 오르막길까지 올라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앉았다. 멀리 햇살에 반짝이는 강과 봄에 폈던 벚꽃이 지고 이파리만 남은 나무들이 보였다.
할 것 없이 앉아 있다 왔던 길을 돌아가는데 나비 한 마디가 날 따라오듯 나란히 날기 시작했다. 노랑 날개를 펄럭이며 위아래로 춤을 추듯이 우아하게. 노랑나비는 자기가 예쁜 걸 아는 듯했다.
나비는 얼마간 곁에서 날더니 이내 미련 없이 다른 방향으로 가 버렸다. 우아한 몸짓에 속아 그게 좋다는 뜻인 줄 착각한 나는 서운해졌다. 좋아한다는 말은 남기지 않았으니 미련 갖지 말아야지.
산책 중 만났던 나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