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 하려고 간 서점에서 충동적으로 책을 한 권 샀다. 성은 모르지만 나와 이름이 같은 작가님의 책이었다.흔하지 않은 이름 두 글자를 발견했을 때 신기하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들어 홀린 듯 책을 집어 들었다. 나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 하나로 내용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계산대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으면서 문득, 작가가 된다면 본명을 쓰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떤 이름을 써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세상에 없는 이름을 만들어 내지 않는 이상 누군가의 이름을 훔쳐야 할 텐데,,, ,,, ,,,나름 심각하게 생각을 하다가 접어버렸다.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언제, 어디에서 왔는지 출처를 모르겠다. 너 마법사야?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었지만, 어쩌면 나는 내 인생이 마법에 걸리기만을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할 수 있다!라고 말을 할 땐 무엇인가를 하고 있어야지.
애매모호한 희망을 깨고 싶어서 브런치 작가에 신청을 했는데, 여섯 번을 떨어지고 일곱 번째에 합격을 했다. 세 번째 이후로는 떨어져도 아쉬워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거절당하는 기분은 쓰렸지만 마음 한편이 가벼워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대가 매번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때 실망은 뒤늦게라도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주었다.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었을 때, 발만큼이나 신발도 아프다. 더 빨리 닳고, 해져서 결국에는 망가지게된다. 꼭 맞는 신발을 신을 때까지 기다리자했다.
오랜 기다림이 된다 해도, 끝내 아무것과 닿을 수 없을지라도 글 쓰는 걸 계속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썼다 지웠다 하는 것처럼 인생은 그럴 수 없기에, 나는 글 쓰기에 쉽게 익숙해졌고 좋아하게 되었다.
글을 쓸 때의 내가, 쓰는 분위기가 좋다. 나는 웃고 때로는 울기도 하면서 반짝인다. 그 반짝임이 비록 크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오래도록 빛을 내줘서 길을 잃지 않았다. 지금도 마음속에서 작은 별빛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