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뭐라고
지금은 후후 같은 어플로 거르기도 하고, 통화 공포증으로 웬만해서는 받지 않지만, 한창 집돌이일 때 타인의 목소리가 그리워서였는지, 오랜만의 동창을 기대했는지 몰라도 모르는 전화를 곧잘 받았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처음에는 구분이 안 갔는데, 통신사 아니면 어느 휴대폰 대리점 같은 데서 오는 전화의 대화 전개가 점점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매뉴얼과 매뉴얼 비스무레 따라한 것의 차이랄까.
1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이, 남자 직원이었는데 휴대폰 최신 모델 싸게 해드린다 뭐 그런 이야기를 나름 친절하고 조리 있게 말했다. 단지 마음이 약해서 말을 끊지 못하고 끝까지 들었는데, 상대 입장에서는 준비한 말을 다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긍정적이게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애초에 휴대폰을 바꿀 생각이 없었던 나는 어떤 유인요소에도 반응하지 않고 일관되게 '괜찮다'라고 했다.
이런 기회 흔치 않다는 흔한 레퍼토리 말들을 늘어놓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변치 않았다. 나는 이게 실적이며 업무상으로 치명적인지 어떤지 모르는데, 전화 너머에서 나름 최후의 일격이라는 듯이 한마디가 날아왔다.
아니, 카카오톡 하고 싶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