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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titude Aug 16. 2021

내 아이스크림 다 어디 갔어?!!

모처럼 찾은 존맛 아이스크림과의 만남이 5일 천하로 끝났다.


어릴 때 더블비얀코 아이스크림의 샤베트가 참 맛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위의 바닐라에 쨈 같은 게 발라진 아이스크림은 별로였지만 그 아래 샤베트만 바라보고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난다. 500원이었나 700원이었나 헷갈리는데 여하튼, 어렵게 받은 용돈으로 산걸 위에 걸 다 들어내 버리고 샤베트만 먹는 과감한 짓은 하지 못했다.


성인이 되고 작년인가 편의점에서 더블비얀코를 보고 오랜만에 그 샤베트 맛이 생각나서 사서 먹어봤다. 그런데 맛이 약간 달랐다. 그 상큼한 사과맛이 잘 안 났다. 초코아이스크림 버전도 있어서 옳지! 하고 샀더니 그건 심지어 사과맛이 아니었다.


실망하고 다신 안 먹고 난 뒤 1년이 지난 지난주. 동생이랑 걷다가 단지 내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들어갔다.


원래 '와'아이스크림도 즐겨먹곤 했었는데 최근에 포도맛을 발견하고 먹어봤는데 그냥 한번 먹어줄 만한 정도였다. 그런데 그날 사과맛을 발견했다. 무슨 맛일까 하는 호기심에 하나 사 왔다.


이제 더블비얀코는 안녕~~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어보니 온몸이 맛을 느낀 듯했다. 그때 그 시절 내가 위에 바닐라를 헤쳐나가 건져먹던 그 샤베트 맛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오! 당장 다시 가서 싹쓸이해오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다 쓸어 담아오기에는 뭔가.... 좀 미개해 보이고, 어차피 파는 곳이 단지 내에 있는데 가끔씩 걷는 길에 몇 개씩 사면되지 생각했다. 좀 안일했을까? 갈 때마다 채워지지 않고 점점 줄어든다 싶더니 결국 어제 이렇게....



사과맛 다 어디 갔어?!!!!!!


바닐라 밖에 없었다. 안쪽에는 열 받게 포도맛만 잔뜩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건 사과맛인데!


문득 뇌리에 스친 기억. 두 번째 사러 왔을 때, 같이 온 아우에게 '저번에 먹었을 때 지인짜 맛있더라고!' 그때와 사과맛 진짜 맛있어할 때 가게 안에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나가긴 했는데 내 말이 기억나서 다시 와서 먹어보고 맛에 반해서 싹쓸이했을까?


하긴 이 맛은 나만 독특하게 맛있다고 느낄 맛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 올 때마다 종종 몇 봉지채로 잔뜩 사가는 사람들을 본다. 누군가가 와서 그걸 양손 봉지에 꽉 채워 가져 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검색을 해보니 다들 나와 같은 세대 사람들이 더블비얀코 추억을 떠올리며 맛있다고 평했다. 그런 사람 중 어느 탐욕스러운 사람 하나가 여기 수천 세대가 있는 아파트에 라나 정도야 당연히 있지 않을까?. 아니면 그냥 맛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껴서 인기리에 팔렸을 수도 있다.


검색해보니 이마트24 편의점에 있다던데... 가까운 곳 딱 한 군데 있는데 찾아가 봐야겠다. 물론 제일 좋은 건, 그 할인점 주인분이 다시 채워주시는 거지만. 그러면 내가 탐욕을 뿜을지도 모르겠다. ^^



Photo by Hello I'm Ni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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