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미국변호사가 들려주는 미국소송 이야기
소를 제기하려고 보니 상대방이 이미 파산신청을 하였거나, 소송을 진행하는 중에 상대방이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법률용어사전상의 정의에 따르면 파산이란 "채무자가 경제적으로 파탄상태에 빠졌을 때 그 총재산으로 총채권자에게 공평한 만족을 주는 재판상 절차"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빚이 자산보다 많아서 더이상 빚을 갚을 능력이 없게된 경우, 채무자의 재산을 조사하고 파악하여 법원이 빚을 아예 탕감해줄 것인지 혹은 구조조정이나 상환일정 조정 등을 할 것인지 여부를 법원에게 결정하여 줄 것을 신청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그런데 미국에는 파산신청에도 Chapter 7, Chapter 11, Chapter 13 세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데, 각 상황에 알맞게 신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중요한 특징적 차이를 비교해보자면,
Chapter 7
- repayment plan이 필요하지 않음
- 모든 비면제(non-exempt) 자산을 처분하거나 청산하여 채권자들에게 변제를 해야 함
Chapter 11
- reorganization plan
- 일반적으로 큰 기업체들이 계속 사업을 영위하면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신청
Chapter 13
- repayment plan을 조건으로 채무를 탕감해 줌
- 보통 3년 또는 5년 이상 장기적으로 채무를 변제할 수 있도록 조건을 설정함
가장 자주 언급되는 유형의 파산신청은 Chapter 7이다. Chapter 7을 통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모든 채무들을 일시에 정리하고 빚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재출발을 할 수 있다. 일단, Chapter 7을 신청하면, 채권자들을 더 이상 개별적인 채권추심의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리고 보통 신청 후 대략 40일 정도 지난 후, 채권자들과의 미팅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선서를 하고 모든 질문에 진실되게 답변을 해야 한다.
Chapter 11은 reorganization plan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하고, 채무를 재조정한 후 변제기한을 연장하면서 갚아나갈 것을 신청하는 제도이다. 신청절차가 복잡한 반면, Chapter 13의 자격요건이 안되는 경우 Chapter 11을 주로 이용한다. Chapter 11 신청은 자발적일 수도 있고 비자발적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채무자가 직접 법원에 신청할 수도 있지만, 채권자들이 일정 요건하에서 대신 신청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신청 후 4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 안에 reorganization plan을 제출하게 되는데, 특정 채무에 대하여는 우선변제 의무가 주어지고 담보권 미설정 채무들은 담보권 설정 채무들과 섞이지 않게 별도의 class로 구분해야한다.
Chapter 13은 Chapter 7 다음으로 흔히 사용되며 주로 개인들이 신청을 많이 하는 편이다. 변제기간을 3년 내지 5년 등으로 장기적인 repayment plan (상환계획)을 세워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것인데, 법원의 trustee에게 매달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면 그 trustee가 각 채권자들 별로 정해진 상환금액을 변제하게 된다. 상환계획이 종료되는 시점에 해결되지 않은 채무는 면제된다. Chapter 13은 역시 채권자들의 모든 채권추심행위를 정지시키므로, 채권자들은 더이상 개인적으로 채무자에게 변제를 요구하거나 연락을 취하는 것도 금지된다. 보통 Chapter 13은, 채무자가 어느 정도의 변제능력은 있으나 현재의 채무액이 너무 과도하여 도저히 단기적으로 채무의 완전변제가 불가능한 경우 주로 사용되며, 채무자에게 일정 시간적 여유를 주고 안정적으로 채무변제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어느 유형의 파산신청을 하더라도 신용도(credit)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에서는 특히 신용점수(credit score)가 주택 모기지나 자동차 구입시 등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파산신청을 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부득이하게 파산신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위 3가지 유형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고 각자의 상황에 가장 알맞은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