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미국진출 가이드
최근에 한국에서 인앤아웃(In-N-Out) 버거의 팝업스토어가 열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인앤아웃의 한국 내 정식 매장 진출을 기다리는 많은 분들에게는 미국을 직접 가지 않아도 인앤아웃 버거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인앤아웃은 한국에 정식으로 매장진출을 하지 않으면서 주기적으로 팝업스토어만 운영을 하는 것인지 그 이유에 대하여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이는 상표의 불사용 취소를 방지하기 위한 상표전략 중 하나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상표 등록 후 3년 동안 등록된 상표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제3자가 상표의 불사용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데, 한정적인 상표라는 자원을 실제로 사용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독점해두는 것을 방지하고자 고안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미국 상표의 경우에도 한번 등록하면 해당 상표에 대한 영구적인 권리가 부여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 미국 상표등록이 취소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유 중 하나 상표를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거나 등록상태를 유지하지 않은 경우 상표가 취소('소멸(dead)' 선언)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상표의 취소(cancelled) 또는 등록 포기(abandoned)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상표권자는 상표를 신청하면서 이미 해당 상표를 신청서에 기재된 상품 또는 서비스와 함께 상업적으로 사용할 것임에 동의한 바 있다.
다음의 4가지 경우에는 상표가 취소되거나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1. 상표가 등록 완료되기 전 신청이 중단된 경우
등록을 신청한 상표가 기존에 이미 등록되어 있는 상표와 지나치게 유사하거나 상표등록이 허용될 수 없는 사유가 있는 경우 보통 상표청 심사관은 중간결정(OA: Office Action)이란 것을 발행한다. 그리고 신청인은 해당 중간결정(OA)에 대하여 3개월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만약 별도로 연장신청을 하지 않은 채로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해당 신청은 등록을 포기된 것으로 간주된다.
2. 등록 이후 특정 연차에 갱신을 하지 않은 경우
등록된 상표는 상표청이 지정한 특정 날짜까지 갱신해야 한다. 보통 신규로 등록된 상표는 등록된지 5년에서 6년 사이에 한번 갱신을해야 하고, 9년에서 10년 사이에 다시 한번 갱신을 해야 한다. 이 때 별도의 갱신비용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후에는 매 10년마다 등록을 갱신해야 하는데, 만약 위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역시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여 상표가 취소될 수 있다.
3. 등록 이후 3년 이상 해당 상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글 서두에서 인앤아웃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 바와 같이, 등록된 상표를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역시 상표 불사용에 따른 등록취소가 될 수 있다.
4. 제3자가 상표 등록 취소를 제기하여 승소한 경우
경쟁업체 등의 제3자는 누구든지 새롭게 출원 또는 등록된 상표가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상표와 유사하다고 생각되면 상표 취소 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위 3번에서 언급한 상표 불사용 역시 제3자의 상표 등록 취소 심판 청구의 청구사유가 될 수 있다.
나의 상표가 취소 또는 등록 포기되지 않도록 하려면?
누구도 힘들게 등록한 나의 상표가 취소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등록한 상표를 주기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상표의 유효한 등록상태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상표 불사용으로 인한 상표 등록 취소의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1. 등록한 상표는 실제로 사용할 것
상표를 등록한 후에는 신청서에 명시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서 실제로 상표를 사용해야 한다. 상표의 "사용"이란 의미가 다소 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상업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외관이나 서비스명, 브로셔, 웹사이트 등에 명시적으로 상표를 표시해두는 것이면 보통 충분하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등록한 나의 상표가 취소될 수 있다.
2. 유효한 등록상태를 유지할 것
나의 상표는 누가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유효한 등록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표청에서는 필요한 시점에 상표등록을 유지하기 위해 갱신을 하도록 친절한 리마인더 메일을 보내주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대로 상표 등록일로부터 약 5년에서 6년 사이에 갱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약 그 때까지도 상표를 유효하게 사용하고 있다면 상표청에 갱신 신청을 해야 한다.
3. 나의 상표를 항상 모니터링하는 자세를 가질 것
나의 상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니터링의 범주에는 크게 실제로 내가 등록한 상표들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갱신 신청을 할 때가 되지는 않았는지, 혹시 제3가 나의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대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상표가 혹시 제3자의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그리고 상표 모니터링은 상표 불사용 취소를 공격적/방어적으로 사용하는 핵심이 된다. 나의 경쟁업체가 어떤 상표를 등록하였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보디다가 만약 해당 업체가 3년 이상 상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표등록 취소신청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경쟁업체가 나의 상표등록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특히 방어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등록일로부터 현재까지 상표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기록을 잘 보관하고 그 증거들을 준비해 둠으로써 나의 상표가 취소되는 것을 별 어려움 없이 쉽게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