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들 입장에서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정도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다. 이미 초음파와 Lidar 기술 등을 이용한 ACC(Adaptive Cruise Control)이나 Emergency Braking(긴급제동) 및 Collison Avoidance(충돌방지) 기능 등이 합리적인 금액으로 신차에 탑재되기 시작하며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 레벨을 달성하였다. 물론 아직까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비용이 대다수의 일반 고객들에게는 구매가능한 현실적인 금액대로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100%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도 더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기존 완성차 메이커들은 물론 거대 IT 기업들, 기술력을 가진 수많은 스타트업들 역시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기 위하여 기술의 완성도를 완벽에 가깝게 끌어올리는데 엄청난 시간과 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다.
오늘은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확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규제의 변화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규제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각 국가와 지역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려 한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규제의 변화로는 크게 1) 공공의 대중교통 운송회사들에 대한 운송료 수취 허용여부와 2) 제조사와 탑승자(운전자), 그리고 보험사 간의 책임범위의 명확화를 들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초반에는 대다수의 고객들에게는 선뜻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운 가격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불과 3~4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자가용이라는 개념이 상당한 부를 의미하는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자율주행차 역시 출시 초반에는그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상용화 초반에는 아마 대중교통 운송회사(주로 택시나 우버 등)들을 중심으로 이용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미국의 경우 많은 주에서는 아직까지 자율주행차로 대중을 수송하는 것에 대하여 운송료를 수취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 규제가 변화하기 전까지 자율주행 운송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상당히 리스크가 있는 사업인만큼 연구개발 등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와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장의 측면에서 장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하겠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그 사이에 기술의 안정성이 얼마나 확보가 될 것인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필수적인 규제의 변화는 사고의 책임 부분에 대한 명확한 룰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논의가 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명확히 확립되지 않은 분야이다. 자율주행차를 소유하는 개인 또는 법인은 자율주행 작동시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완벽히 면책될 수 있는 책임보험을 들기를 원할 것이다. 반면에 보험사는, 제조사와 운전사와의 사이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오작동에 기인한 것인지 또는 운전자의 사후적 관리 및 유지 미흡으로 인한 것인지, 상대방 보험사와의 사이에서는 상대방(운전자 또는 보행자)의 행동이 현대기술로는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원인을 제공하였는지 등을 구분하여 보험금 지급여부와 지급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 보험사 및 제조사와도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많은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각 주 법률에 따라 현행 일반 자동차의 경우 운전자의 과실비율을 계산하는 책임 산정 방식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제조사와 공급사의 엄격책임 또는 무과실책임 방식으로 점차 변화한다면, 결국 대중들은 가격 산정 단계에서 위 책임에 대한 비용이 고객들에게 전가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을 관계당국은 적절히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보호에도 신경쓸 필요가 있다.
결국, 1)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자동차 산업 확대의 촉진이라는 부분과 2) 공중의 안전과 직결된 분야인 만큼 충분한 안전성 보장이라는 부분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규제의 변화를 서둘러 논의하여 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