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Deal 클로징으로 가는 길
요근래 필자에게 미국에서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의 문의가 굉장히 많아졌다. 동시에 완전한 신규 창업이 아닌 기존의 사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시려는 분들의 문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흔히들 사업체의 인수라고 하면 구글이 LOOKER를 3조원에 샀네, 삼성이 50조원 규모로 NXP를 인수하네 마네와 같이 대규모의 M&A 딜만을 떠올리기도 하나, 사실 규모가 아주 작은 1인 기업의 양수도부터 해서 소규모 비즈니스의 양수도 거래는 부동산 거래만큼이나 흔하고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물건을 잘못 샀다면 버리면 그만이고 부동산의 경우도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이사를 나가면 그만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구매(Purchase)와는 다르게 사업체(Business)를 인수한다는 것은 상당한 금전상, 세금상, 그리고 법률상의 책임을 수반함은 물론 이로 인한 영향도 크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업체 거래의 핵심은 거래 종결(Closing) 후 리스크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가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오늘은 미국에서 사업체를 인수할 때 (사실 반드시 미국 내에 국한되는 내용이라 보긴 어렵고, 일반적인 사업체 거래에서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생각해야 하는 8단계의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추후 각 단계별로 보다 자세히 살펴보는 기회도 가져볼 생각이다.
Step 1. 오퍼할 인수금액 결정
여기서의 인수금액이란 계약서 상에 최종 인수금액이 아니라 인수할 의향이 있는 사업체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금액으로 인수를 제안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최초의 오퍼 금액은 그 이후에 딜을 계속 이어나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므로 무턱대고 너무 낮게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인수할 사업체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거치지도 않고 금액을 오퍼하였다가는 나중에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Step 2. 딜 구조 (Deal Structure) 결정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딜 구조로는 합병(Merger), 주식양수도(Stock Purchase), 그리고 자산양수도(Asset Purchase),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인수할 사업체가 주식회사(Corporation)가 아닌 경우라면 물론 주식양수도 방식은 불가능할 것이고, LLC의 경우라면 멤버들의 지분(Interest)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다. 각 딜의 구조별로 절차와 세금 impact가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 회계사 등의 전문가와 상의하여 결정할 것을 권한다.
Step 3. 인수의향서 (LOI: Letter of Intent) 작성
일단 판매자(Seller)가 나의 오퍼금액에 관심을 보이고 딜 구조까지 결정되었다면 당사자들간의 의향서(LOI)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OI란, 거래의 기본조건(인수금액, 거래구조에 대한 설명, 실사 요건, 클로징 예상시기, 기타 쌍방이 합의하는 중요한 사항 등)들에 대하여 쌍방이 사인하는 (보통은) 법적구속력이 없는 합의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Step 4. 클로징 체크리스트 작성
쌍방이 인수의향서까지 서명에 완료하였다면, 구매자(Purchaser) 입장에서는 클로징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딜을 클로징(종결)하기 위하여 만족해야 하는 절차나 조건들을 모두 나열하고 하나씩 완료될때마다 체크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 일종의 Task List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체크리스트는 처음에 작성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고, 딜을 진행하면서 계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판매자와 협의하여 클로징 시점까지 계속적으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수정하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Step 5. 실사 (Due Diligence)
이제 딜 클로징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 앞에 도착하였다. 실사(Due Diligence)란, 인수할 사업체에 대한 가능한한 모든 것에 대하여 살펴보고 조사하는 단계로, 세금, 소송, 규제, 계약, 부채 등의 다양한 영역에 대하여 판매자가 제공하는 각종 서류들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특히 구매자로서 사업체를 인수한 후에는 모든 법적인 책임을 떠안게 되므로, 이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모든 책임과 리스크에 대하여 파악하여 이를 인수금액에 반영을 하기도 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딜 자체를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다. 대형 M&A 딜의 경우에는 변호사만 수십명이 투입되어 몇 주간 진행하는 굉장히 방대하고 법률비용도 많이 발생되는 과정이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절대로 간과하거나 대충 진행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절차라고 말할 수 있다.
Step 6. 본 계약서 작성
실사라는 큰 산을 넘었다면 드디어 이제는 구체적인 거래의 조건을 확정하고 합의하는 본 계약서 작성 단계에 이르렀다. 구매자가 훨씬 큰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주체이므로 구매자 측에서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진술 및 보증(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조항과 관련하여 양측이 가장 많이 대립을 하게 되는데, 구매자는 최대한 판매자에게 많은 그리고 광범위한 보증을 요구하고자 하고 판매자는 최소한의 보증책임만 부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계약서 작성 자체보다는 각 조항에 대한 협상이 굉장히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길게는 몇 년까지도 걸리는 경우도 있고 이 단계에서 딜이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Step 7. 딜 종료를 위한 승인(Approvals)과 동의(Consents)
소규모 기업, 특히 1인 주주 회사, 1인 멤버 LLC 등의 경우에는 이 단계가 문제될 일은 거의 없겠지만, 다수의 주주와 멤버들이 있는 경우에는 딜을 종료하기 위하여 필요한 모든 내부기관의 승인과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식회사의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필수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주총회의 승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내부기관의 동의를 얻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사업체의 고객, 공급자, 채권자 또는 기타 제3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는 앞선 Step 5 실사 단계에서 기본적으로 모두 검토가 완료되었어야 한다.
Step 8. 딜 클로징 (Hooray!)
길고 긴 여정의 마지막 단계인 딜 클로징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필요한 계약서와 주식 증명서(주권) 등의 모든 문서에 서명을 하고 교환을 하며 거래를 종결하는 절차이다. 당사자들은 이날만큼은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상대방과 악수하는 것만을 생각하겠지만 변호사들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다. 계약서에 금액이나 날짜 등 오타나 오기는 없는지, 서명을 하는 자가 권한이 있는 본인 또는 대리인인지 등을 확인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클로징 당일에 계약서에 오타 등이 발견되어 클로징 날짜가 뒤로 밀리는 경우도 가끔 본다.
위 8단계의 절차는 물론 큰 틀에서 절차를 나눈 것일뿐 각 단계별로 더 세분화된 절차들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구매자는 거래종결 후 절차(Post-deal Process)를 빈틈없이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절차가 반드시 위 순서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동시에 여러 Step들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딜의 규모와 복잡도에 따라서 위 8단계의 절차는 불과 4~5일만에 종료될 수도 있고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구매자로서 전체적인 거래의 흐름(Flow)을 이해하고 중간중간 변호사나 회계사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계속적으로 자문을 구하면서 진행을 해야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