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비 오는 어느 7월
새는 어디서 비를 피했나
비가 오면 걱정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는 작은 새라
나무 사이를 확인하곤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이따금씩 소리 들려오면
고개를 두어 번 끄떡하고 지나갑니다
문제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입니다
우산을 쓴 것 같지도 않게 퍼붓는 날이면
어디로 비를 피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아기새라도 있으면 어쩌나
둥지가 축축해져 덜덜 떨면 어쩌나
우리 새도 물에 흠뻑 덮이면
기름칠*을 해도 잘 날지 못하던데
가녀린 것들이 먹이 찾느라 땅을 오래 디디면
곧 천적이 올 텐데
야생에선 소나기 몇 번이
생사를 정하는 중한 날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가끔은 우산을 나무에 걸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혹 발견하시거든 모르는 척해주세요
더운 바람이 가만히 불어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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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몸에는 미지선(uropygial gland)이라는 기름 분비 구멍이 있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기름을 머리나 부리에 묻혀 몸통과 날개의 깃털 곳곳에 발라 방수를 합니다.
수조류에 더욱 발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