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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Mar 01. 2020

사업의 두 번째 조각: 팀 구성

어떠한 사람들로 구성하고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미국의 벤처 투자자들하고 이야기해보면, 투자할 회사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 공통적으로 가장 우선 보는 것이 "사람"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기발한 아이템/아이디어라도 실행이 안되면 의미가 없고, 성공하는 스타트업들도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곳은 의외로 많지 않다. 아래 사업 (스타트업 기준)이 실패하는 원인 중 1위가 시장 니즈의 부재 (즉, 아이템을 잘 못 고른 것)이고, 2위 현금 소진은 원인보다는 결과라고 보면, 아이템/아이디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사람(팀)의 구성이다. 


스타트업 실패의 20가지 이유 중 Top-5 (soruce: cbinsight)


특히 최근에는 아이디어는 딱히 새롭지는 않지만, 고객 경험 자체를 너무나 직관적이고 편하게 만들어서 성공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업이 안정화되고 규모가 커지면 사람보다는 시스템이 움직이지만, 그전까지는 거의 사람/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좌초 또는 성공으로 나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필요한가?


즉, 위 그림에서 말하는 Right Team을 구성하느냐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능(Function)적 측면이고 또 하나는 성향적 측면이다. 각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되겠다. 


기능적 측면


스타트업의 경우 보통 아래 그림 1과 같이 단계적으로 기능들을 갖추어 나간다. 그리고 주요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는 외주를 주는 옵션이 있다. 물론, 스타트업이 성장해서 중견기업이 되면 상당수의 기능들이 내재화되어 있을 것이다. 동시에, 대기업이 되어도 다지인 등 일부 기능들은 여전히 외주를 활발히 활용한다. 


그림 1. 인원 구성의 3단계

** 참고로, 단계 1/2/3의 정확한 기간이나 단계는 회사나 산업/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어떤 경우는 1단계에서 Seed 펀딩을 받는 경우도 있고, 3단계에서 받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내부에 둘 것인가 외주로 맡길 것인가의 결정은 Make vs. Buy라는 근사한 프레임워크로 판단하기도 한다. 전적으로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된다.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이 아니면 외주를 우선 고려하라 - 핵심역량이 밖에 있어도 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 되기 때문이다. 

지속적 개선(역량 및 비용)이 가능하지 않으면 외주로 돌려라: 이유는 아래에 "갑의 저주"라는 주제로 다루어진다


대기업의 신사업일 경우, 차이는 외주로 들어가 있는 기능이 대부분 내부에 있다는 점이다. 그 외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된다. 필자의 경험 상, 최근 동향을 고려했을 때 몇 가지 유의할 점들을 알아보자. 


1. 영업은 조기에 참여시켜라 

실질적 영업활동은 제품/서비스가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추어지는 단계부터 시작되지만 판매 방식이 B2B냐 B2C냐에 따라 설계단계부터 달라진다. 이 때문에 초기부터 영업을 아는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 


B2C의 경우 판매 채널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에 따라 제품의 설계에서부터 수익성, 판매조직 구성, 판매 지역 등이 완전히 달라진다. 또한 온라인 배송이 제한되는 품목도 많고,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면 적자가 나는 경우도 많다. 


B2B의 경우 채널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많이 바뀐다. 예를 들어 Home Automation 제품을 건설업체에게 판매한다면 거의 주문생산에 가까운 형식을 각오해야 된다. 다 만들어 놓고 헛수고하는 경우를 피하려면 영업을 조기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 UX는 끝까지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시켜라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고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특히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최초 기획된 대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봐야 된다. 기술뿐 아니라,  (특히 대기업의 경우) 조직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이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 살짜리 아이들도 쉽게 사용하는 UX로 유명한 Apple이 이 분야의 모범사례이다. Apple이 2000년대 mp3 포털로 itunes를 성공시키자 콘텐츠 분야에 사활을 걸었던 Sony도 Sony USA를 중심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추진해야만 하는 위기의식을 느꼈었다. 그러나 일본 본사 CTO의 배짱 등 조직 간의 알력으로 인해 결국 시간 지연은 물론, 엉망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결코 타협하지 않는 고객 경험(UX)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을 조직 차원에서도 보장해야만 한다.


3. 외주 기능을 함부로 내재화하지 말라 ("갑의 저주")

위 그림 1에 외주 가능한 영역에 생산이나 물류가 있는 점에 의아해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외주 생산 (Contract Manufacturing)을 잘하는 업체들이 워낙 많아서 직접 하는 것보다 비용이나 품질면에서 더 나은 경우가 많다. 물류도 마찬가지다. 3PL (3rd Party Logistics)는 물량이 적을 경우 당연히 유리하다. 그런데 물량이 늘어나면 내재화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해지는 시점이 온다. 이러면 내재화하면 된다.


한편, 예를 들어 사업이 성장하면서 외부 로펌에 지급되는 비용이 지속 증가한다고 가정하자. "차라리 내재화하지"하는 유혹이 들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갑의 저주"이다. 서비스업은 (법무도 서비스업이다) 갑이 되는 순간 품질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치열한 경쟁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주를 주던 시절 같은 사람을 채용해도 기대한 결과를 얻기 어렵고, 어차피 또 외부 로펌을 고용하게 된다. 


역량과 비용 측면에서 지속적 개선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서비스 업종 (법무, 회계, 디자인 등)은 함부로 내재화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4. 자문가를 반드시 확보하라

경험은 사업의 성공에 있어서 당연히 도움이 된다. 처음 시도하는 사람의 성공확률이 평균 18%, 베테랑은 30%라고 하니. 그렇다고 구성원들을 전부 은퇴한 베테랑들로 교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때 유용한 방식이 자문가를 두는 것이다. 전문가의 말 한마디가 몇 달간의 헛수고를 막아줄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사업이 많아서 더욱 자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전공한 젊은 S/W 인재들이 의료/진단 분야의 사업을 구상 중이라 면 반드시 그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규제, 판매채널 등을 미리 공부하고 들어가야 한다. 


특히 미국에서 이러한 자문가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체계가 바로 이사회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이사회라는 제도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친목 성격이 큰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운데, 미국의 경우 CEO의 멘토이자 타 산업의 전문가로서 주요 이슈에 대한 자문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Amazon 초기에 Bezos가 당시 거인이었던 Borders (지금은 파산)을 만나 협상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하자 이사회 멤버인 Tom Alberg가 같이 가서 도와준 것도 하나의 예라고 보면 된다 (그는 20년 넘게 지금도 Amazon 이사회 멤버로서 도움을 주고 있는데 Amazon이 대단히 성공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면 나름 기여를 한 것 같다)


2018년 말 기준 Amazon 이사회


성향적 측면


지금까지는 하드웨어에 해당되는 필요한 기능 중심으로 다루었고, 동시에 중요한 측면이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 성향적 측면(Character)을 다루고자 한다. Jack Welch의 자서전을 보면 본인이 고용해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단 한 번도 이력서에 나올만한 역량이나 경험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철저히 성향(Character)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그만큼 위로 갈수록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업을 새로 꾸리는 사람들의 경우도 어떻게 보면 모두 고위 경영진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성향이 중요하고, 특히 정형화된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숲 속에 길을 만들면서 전진하는 신사업의 경우 특히 개개인의 성향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몇 가지 유의할 점을 살펴보자.


1. 능력 vs. 열정 중에 선택해야 된다면?

능력도 있고 열정도 넘치는 사람이 넘치면 얼마나 좋겠는가. 불행히도 그런 사람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사업을 새로 꾸리는 리스크 높은 팀에 합류할 이유도 딱히 없다. 능력 있는 사람과 열정이 넘치는 사람 중에 선택을 하라면, 열정을 택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큰 조직에서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전문부서라면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사업을 새롭게 키우는 상황이라면 그렇지 않다.


필자의 경우 신 사업을 키우면서 매일매일 이슈만 해결하면서, 그러면서 매일 배우면서 보냈던 것 같다. 해야 할 일의 80% 이상이 딱히 누구에게 시키기가 애매한 일들이었던 것 같다. 소위 '주어진 일만 하겠다'는 사람들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신사업이다. 


2. 개국공신들을 내쳐도 되는가? 

Facebook의 Zuckerberg, Netflix의 Hastings, Amazon의 Bezos,  처럼 창업자가 지속적으로 CEO 역할을 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요구되는 역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원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Facebook의 Zuckerberg(좌)와  Netflix의 Hastings (우)

그러면, 언제부터 교체를 고려해야 되는가? 정답은 없겠지만, 회사가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산업 내의 선수들을 모셔올 필요가 있다. 경영 이론으로는 Greiner가 정리한 조직 성장론이 있다. 위기를 계기로 다음 단계로 발전한다는 개념인데, 조직이 체계화되는 4단계 정도로 보면 되겠다. 


어디에서 사람을 찾아야 하는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자 가장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해당 Job Market의 특성 (실업률 등)과 무관하게 항상 들리는 푸념은 "사람 구하기 어렵다"이다. 아래 세 가지를 모두 100% 이상 활용할 것을 권한다. 즉, 세 가지를 총동원해서 최대의 Pool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만족스러운 인재 확보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1. 인맥


후보자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는 유의할 것을 권한다.


요직을 서둘러 보장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Job Market에 의외로 뛰어난 인재가 현 포지션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서 운 좋게 확보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가깝다는 이유로 지인에게 요직 (예: CTO 등)을 섣불리 보장했다가 인재를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소개(refer)를 받았을 경우 다리를 놓아준 사람이 누구와 더 가까운지를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정보의 비대칭성 (Information Assymetry) 이론에 의하면 한쪽만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불량품만 시장에 남는 다고 한다. 지인 A가 본인은 잘 아는 B를 소개해주었다고 가정하자. B의 능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A에게 의존해야 한다. 본인과 A 간의 관계가 A-B사이보다 훨씬 돈독하면 B가 확실할 때만 소개해 줄 것이다. 반면, 반대의 경우, B가 무능해도 A는 B와의 관계 때문에 적극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2. Search Firm


인사팀이 아니면 직접 써치펌(예전에는 Head Hunter라고 많이 불렸다)을 상대할 일은 없겠지만, 신사업을 하게 되면 모든 일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의사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알고 어떻게 돌아가는지와 유의사항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우선, 몇 가지는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써치펌들도 까다로워서 준비가 안된 회사에게는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고, 이는 좋은 인재 확보할 확률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Job Description (JD):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이 잘 맞을지가 명확히 와 닿아야 한다. 너무 짧으면 이 두 가지를 파악하기 어렵고 너무 길면 초점을 흐리게 된다. 간혹 "탈락 조건" 같은 항목도 있는데 이는 권하고 싶지 않다. 반드시 JD를 읽어보고 직접 편집할 것을 권한다.

Budget: "인재라면 아낌없이 쓰겠다"도 좋은 배포이나, 예산을 책정하지 않으면 써치펌에게 professional 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본인도 사업계획이 부실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니 budget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그다음 단계는 최적의 써치펌을 찾는 것이다. 산업별, 직급별 다양한 회사들이 있고 각자가 확보한 인재의 풀이 상당히 다른다. 몇 가지 예를 들면:

Executive 전문: 기업의 CEO나 임원, 외국계 지사장, 외국계 금융/컨설팅 인재들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회사들이고, 한국에서는 Korn Ferry, Heidrick & Struggles, Egon Zehnder 가 가장 pool이 탄탄했던 것 같다

외국계 전문: Executive 이외에도 실무급까지 채용 지원을 하는 회사들이고 Robert Walters, Kelly Service 등이 활발하다. Robert Walters는 정기적으로 한국 내 외국계의 산업별/Function별 평균 연봉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산업 전문: 금융/컨설팅 등 산업별로 특화된 업체들도 있다. 


동시에 계약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Retainer방식: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채용 과정을 맡기는 방식이다. 일종의 Outsourcing과 유사하고 필요에 따라 써치펌 직원이 일정기간 상주하면서 써치 등 과정을 책임진다. 보통 한 개의 써치펌을 선정해서 진행하고, 한 번에 대규모 채용을 할 경우에 유용하나 써치펌 보유 풀만큼 제한되는 리스크가 있다

Contingency방식: 몇 개의 써치펌에게 의뢰하고 채용이 될 경우 연봉의 일정 비율을 성공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가장 흔한 방식이고 보다 넓은 인재 풀을 활용할 수 있고 써치펌간의 약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Contingency방식을 권한다


한 가지 추가로 유의할 점은, 채용 건을 너무 많은 써치펌에게 오픈하지 말아야 한다. 써치펌 간 정보교류도 활발해서 통상 3개를 넘어가면 써치펌 입장에서 해당 건을 성사시킬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덜 쓰게 된다. 


3. 직접 검색 (Linkedin)


의외로 진주를 건질 수 있는 방법으로, 비용(써치펌 수수료) 절감까지 1석2조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적극적 구직을 하는 후보들보다 성공 확률은 낮지만 더 뛰어난 인재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링크드인(www.linkedin.com)에서 검색해서 연락을 취하는 방법이다. 몇 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프로필 조회 기록이 남는다. 연락을 취할 경우에는 관계없지만, 조회만 할 경우 상대에게 내가 조회했다는 정보가 남게 된다. 이 점이 불편하면 별도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메시지를 보낼 때는 상대에게 tailor 해야 응답 확률이 높아진다. Copy & Paste 한 느낌의 메시지는 Spam 대접을 받게 된다


기타 피플앤잡 등에 채용 공고를 올리고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관련성 낮은 지원자들이 많다는 점은 미리 각오해야 한다. 



어떻게 모셔오는가?


사람을 찾았다고 영입이 완료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Seller's market (구직자가 협상 우위에 있는 시장)에 있는 경우에는 특히 영입이 어렵다. 


1. 스타트업의 인재 영입


스타트업에게는 주식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일정 지분을 주거나 옵션 (Stock Option)으로 제공할 수 있다. 소위 '대박'이 날 경우 인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인재의 영입에도 도움이 되고, 입사 이후에도  회사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는 일석이조이다. 일반기업은 누리기 힘든 중요한 수단이다. 


잠깐 스톡옵션에 대해 알아보자. 스톡 옵션이란, 주식을 주어진 가격(Strike Price라고 한다)에 구입할 수 있는 권리이다. 예를 들어 2001년에 Amazon이 인재 영입을 위해 현금 $10,000 (약 1,200만 원)을 주지 않고, 대신 주당 가격이 $10 인 Amazon 주식을 "3년 이후에 $10에 1000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인재가 Amazon주가가 $2,710을 찍었던 2020년 2월에 이 권리를 행사(Exercise)했으면, 1200만 원을 내고 28억 원어치 주식을 구입했을 것이다. 대신 그 기간 (위의 예는 3년) 동안은 이직을 하면 그 권리를 상실하므로 인재를 묶어두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만약 그 회사가 어느 정도 성공궤도에 진입해서 주가가 오른 상태라고 하면 그 가격에 주식을 구입하는 권한이 큰 의미가 없어진다. '대박'이 어려워 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Facebook이 상장 이전에 구글의 인재들을 대거 영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08년 구글에서 Facebook 이인자로 영입된 sheryl sandberg


잠깐 한 발 더 나가서, 구글 같은 회사는 더 이상 스톡옵션으로 인재영입이 어려운 것인가? 그렇지 않다. Stock Option backdating이 있기 때문이다. 즉, 시계를 과거로 돌려서, 현재가 아닌, 보다 낮은 특정 시점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투명하게 공개만 되면 불법이 아니다. 


미드 Suits의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도 이 Stock Option backdating이 나온다. 

https://youtu.be/ImEnWAVRLU0?t=364


둘의 대화중에 sarbanes-oxley라는 단어가 나온다. 엔론(Enron)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회계 스캔들로 점철되어 당시 CEO 제프리 스킬링(Jeffrey Skilling)이 14년 복역 후에 작년에 출소했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회계 스캔들을 근절하기 위해 2002년 통과된 법이다. 당시 메이저리그 Houston Astros가 Enron Field (지금은 Minute Made Park로 명명)를 홈구장으로 썼으니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알 수 있다. 이때 Enron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Arthur Andersen이 해체되어 Accenture가 탄생하는 등 후폭풍이 대단했었다. 그러고 보니 Enron의 제프리 스킬링과 Facebook의 셰릴 샌드버그 둘 다 맥킨지 출신이다. 


2. 일반기업의 인재 영입


일반기업에서 신사업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아마도 인재 확보가 쉬운 순서는 아래와 같지 않을까 짐작한다.


    1. 일반기업의 일반 보직 인재 영입: 사업의 Mainstream이기도 하고 CEO/임원의 길로 가는 전형적 Path

    2. 스트트 업의 인재 영입: 앞서 설명한 대로 Stock Option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3. 일반기업의 신사업 인재 영입: 일단 성공확률이 낮은 데다가 성공 시 보수가 딱히 없어서 어렵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내공모인 것 같다. 필자는 아래와 같이 두 가지 경우에 의외의 인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고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대부분은 최근 "Hot"한 주제인 공유경제나 4차 산업혁명 등의 주제에 직접 연관되어 일하는 경험을 누리기가 어려운 구조이다. 예를 들어, 기아자동차 구매팀에 근무하면서  공유경제 관련 일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해 시대에 뒤쳐지는 불안감이나 기회를 못 잡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인재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을 사내공모라는 제도를 통해 발굴할 수 있다. 

외부 영입 인재 중에 "유통기한 지난" 취급받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들이 외부 인재를 채용할 때 간혹 장기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 전문성을 보고 영입한다. 그런데, 그 전문성을 모두 쏟아붓고 나서 조직의 역량이 올라오거나 외부 환경이 바뀌게 되면 애써 확보한 인재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부지기 수이다. 이러한 인재들은 쉽게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한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서 깊이 있는 고민을 했기 때문에 의외로 회사에 대한 충성심(Loyalty)이 높다. 이러한 인재들에게 손을 내밀면 선뜻 응할 확률이 높다. 


이상 어떤 인재들을(Who) 어떻게 확보할지(How)에 대해 다루어 보았다. 이어서 전략의 수립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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