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 만들기
요즘 혼자 끄적거리고 현지에게 엽서로 보내는 것을 즐긴다. 이는 보내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꽤나 즐거운 일이 분명하다.
너무나 쾌적하고 빨라진 소통 환경으로 말 전달에 숙고가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는 유정아 선생님의 글이 와닿아 시작했는데, 수신자가 이를 소중히 하나씩 모아 냉장고에 붙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일상이 된 다른 좋은 습관처럼 오래 나에게 남길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쓸 우표와 엽서를 모아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고, 평소 우체통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찾아보아야 한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소 네이버 지도앱을 잘 사용하는 편인데(길 찾기에 젬병인 사람들에겐 일과 인간관계를 개선해 주는 혁신의 앱이라 생각한다), 대중교통 노선이나 도착 시간 등을 알려주는 것은 훌륭하나 우체통 정보는 영 엉망이다. 지난번엔 네 번이나 헛걸음을 하고서야 겨우 엽서를 부칠 수 있었다.
지도가 알려준 빨간 점에 도착해 보면 그 흔적만 남아있다. 흔적이라도 남아있으면 빠르게 체념하고 다음 점으로 출발이라도 할 텐데, 이마저 남아있지 않으면 내 길치력을 탓하며 한참을 서성여 확실한 부재를 인지한 후에서야 떠나는 시간 낭비로 이어진다.
평소 큰 도움을 받는 까닭에 귀찮더라도 이를 꾸준히 네이버에 알리는 중이다. 네이버 지도로 우체통을 찾을 땐 로드뷰까지 확인한 후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에서 ‘굳이’라는 말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 행복하다는 글을 읽었다. 굳이 그곳까지 가서 굳이 줄을 서가며 굳이 그 음식을 먹는 것이 옳다는 의미였는데, 참 맞는 말이다 싶다. 2,30대 내내 화만 나있던 게 이것 때문이었나 싶다.
굳이 뭘 안 한다는 건 나의 평소와 다른 방식이 싫다 느껴진다. 내가 한참 그랬다. 나에게 굳이 뭘 하게 만드는 주변에 화도 곧잘 냈다. 그 태도로 그렇게 살던 대로 살았다.
이 태도라면 더 나이 들어 추하리라.
그게 누군가에게 목격되는 것이 두렵다.
벌써 만 마흔이 이십 일이나 지난 지금부터 매일 아주 쪼끔이라도 좋아져야 싶다. 계속 굳이 우체통을 찾고 엽서를 보내 냉장고 문을 채워야겠다.
2025. 7. 27. 오전 10:11에 적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