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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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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Aug 10. 2020


             장미의 가시.

             가시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구요?



7장. 




"양이 작은 나뭇가지를 먹는다면, 꽃도 먹을까요?"

"양은 눈에 보이는 거면 뭐든 다 먹어치운단다."

"가시가 있는 꽃도 먹을까요?"

"그럼! 가시가 있는 꽃이라도 다 먹을걸."

"그렇다면 가시는 대체 무슨 소용이죠?"

.

.

....중략

.

"가시는 뭐에 쓰는 거죠?"

"가시 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그건 꽃들이 단지 심술을 부리려고 갖고 있는 거야!"

"그럴 리가!"

"난 아저씨 말 안 믿어요. 꽃들은 연약해요. 그것들은  순진하다고요. 꽃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자기를 보호하려 애를 써요. 가시를 가지면 두려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거라고요.....

-어린 왕자 7장-









꽃들은 자신들이 연약하다는 것을 알아.

사람들도 자신들이 연약하다는 것을 알지.

그렇지 않았다면 장미가 가시를 만들거나 키우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도 자기 정당화 같은 것들을 만들지는 않았을 거고.

그러나 장미가 호랑이 때문에 가시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니야.

사람도 군인들 때문에 자기 정당화나 합리화를 만들어 내지는 않았을 거야.


가시를 만들고 키우게 된 것은 장미가 오래전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겠지.

자기 정당화를 만들고 키우게 된 것은 오래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부터였겠지.

왜냐면. 호랑이는 꽃을 먹지 않고, 양은 꽃과 잎은 먹겠지만, 사람은 가지를 꺾어버리기 때문이야.

왜냐면. 군인은 비난을 무기로 쓰지 않고, 낯선 사람은 평온과 느긋함을 앗아 가지만,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때문이지.


양이 무서웠다면 꽃이나 잎에 가시를 만드는 편이 더 나았을 테니까.

낯선 사람이 무서웠다면 눈과 귀를 버리는 편이 더 나았을 테니까.


줄기에 가시를 만든 이유는 먹지도 않으면서 그저 보기가 좋다는 이유로 가지를 꺾어버리는 사람들 때문일 거야. 무엇이든 필요한 것은 필요한 자리에 만드는 법이니까.


마음 안에 정당화의 방을 만드는 것은 그저 남보다 더 훌륭해 보인다는 이유로 상대의 자존감을 꺾어버리는 사람들 때문일 거야. 무엇이든 필요한 것은 필요한 상황에 드러내게 되니까.



장미는 자신을 지키고 싶었던 거야.

나는 나를 지키고 싶을 뿐이고.


그리고 나는 믿고 있을 뿐이야. 

가시가 장미를, 정당화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고.


가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다른 것들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그러니 자기 정당화도 가장 안쓰러운 보호막이나 다름없어. 변명처럼 들릴지라도 그건 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거야. 비난하지 마. 사람은 모두 연약하니까.









"꽃들이 가시를 만들어온 것은 수백만 년 전부터예요. 그럼에도 양들은 수백만 년 전부터 꽃을 먹어왔죠. 아무런 쓸모도 없는 가시를 만들어내느라 꽃들이 그토록 애를 쓰는 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중략..... 그리고 만약 내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꽃을 내 별에 갖고 있는데, 어린양 한 마리가 어느 날 아침 무심코 그 꽃을 덥석 먹어버린다면,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닌가요?"

                                                                  .

                                                                  .

                                                                  .

"만약 누군가 수백만 개도 더 되는 별 중에서 단 하나뿐인 꽃을 사랑한다면, 그는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이렇게 말하겠죠. '내 꽃이 저기 어딘가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양이 그 꽃을 먹어버린다면, 그에게는 저 많은 별들이 한순간에 빛을 잃는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그런데도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요?"  -어린 왕자 7장-

                                                                  



사람이 수백만 년 전부터 살아왔다는 것을 믿는다면,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보아야 해.  그건 아주 중요한 일이야.



어떤 것이 내게 소중하다면.

그 이유는,

단 하나뿐이라는 것으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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