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해가 지는 것을 마흔네 번이나 봤어요."
6장.
"있잖아요... 너무 슬플 때도 석양을 사랑하게 되거든요..."
얼마나 감미로운가.
석양은.
그리고 얼마나 우울한지.
이 감미로운 우울은 나풀거리지 않는다.
가라앉지도 않는다.
우울은 노르스름한 벌꿀처럼 스며든다.
우울의 밀도는 석양으로 물든 수은의 바다. 나를 빠뜨리지 않는다.
우울은 나를 슬픔의 우물에서 건져 올린다.
나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부드럽게 일렁이는 수은의 바다에 눕혀진다.
나를 띄우고,
느리고 낮게 넘실거리는 감미로운 우울을.
나는 사랑한다.
"어느 날은 해가 지는 것을 마흔네 번이나 봤어요."
-중략-
"그럼 마흔네 번이나 보았던 그 날은 너무 슬펐다는 말이니?"
그러나 어린왕자는 대답이 없었다.
그가 대답하지 않은 것은,
지는 해를 그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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