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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끔씨 Aug 03. 2023

신입 마케터 생존 브랜딩(3) 브랜드 키워드 완성하기

브랜딩은 내부를 위해 필요하다.

꿈꾸던 브랜드 마케터로 입사 후 1년, 12명이었던 브랜드 팀원 중 8명이 퇴사,
3개월 후 남은 3명이 퇴사하며 결국 혼자 브랜드팀에 남게되었습니다.

팀장님의 퇴사 후, 브랜드를 어떻게든 운영해야 했던 실무자의 생생한 고군분투기입니다.
브랜드의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해 온 브랜딩 적용기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힙하다'

를 정의해볼 수 있나요?



저 브랜드 요즘 힙해.

진짜 힙한 디자인이다.

그 사람 진짜 힙하더라.

별안간 힙하다는 건 정확히 무엇일까요?


'힙하다'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머릿속에 각자의 '힙'이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휘향찬란한 색감'을 떠올릴 수도,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하고 명확한 행보'를 생각할 수도, '대중적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팀에서도 '우리 브랜드가 힙해져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힙이 뭐야?'라며 불꽃튀는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브랜딩 키워드 선정을 위해 이야기하다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단어를 두고도 생각하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키워드에는 반드시 이미지가 함께 필요합니다. 느낌을 공유하기에 가장 직관적이기 때문이죠. 단어에 대한 시각적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대카드의 브랜딩 강의에서도 브랜드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정의할 때 아래의 방법을 따릅니다.

1. 수천 개의 이미지를 모은다

2. 모은 이미지를 그룹핑(grouping)을 하며, 그룹핑한 이미지가 주는 단어를 파악한다.

3. 브랜드를 대표하는 단어/이미지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결정한다.



출처 : 현대카드 DIVE YOUTUBE. 2강. 브랜딩하기 - 현대카드 CEO 정태영 [OVER THE RECORD]
출처 : 현대카드 DIVE YOUTUBE. 2강. 브랜딩하기 - 현대카드 CEO 정태영 [OVER THE RECORD]



브랜드 팀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단어와 이미지를 함께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1. 브랜드의 특질을 잡는 단어를 선정하고

2. 이미지로 그룹핑(grouping)하고

3. 각 단어가 갖는 의미를 시각화하여 동기화 가능하도록 한다



브랜드 키워드 정의 회의 내용 중 일부



같은 단어라도 각 사람이 생각하는 느낌이 다릅니다.

결국 모든 이미지를 모은 뒤에 


1)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미지들을 제거하고,

2) 비슷한 단어 묶음 중 대표가 될 수 있는 단어를 선정했습니다. 

3)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특징적인 단어가 필요했기에 마지막 단계에서 단어들의 사전적 의미를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에서 온 신선/건강한 느낌은 살리면서 가볍고 다변적인 느낌을 담을 수 있는 FRESH라는 브랜드 키워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 해본 결과

이미지를 그룹핑해보면


1. 타부서에게 이야기하기 편해집니다. (설득이 어느정도 됩니다.)


별안간 브랜드 키워드를 바꿔야한다고 영업팀에 이야기하는 것 보다 정리된 무드 이미지를 보여주며 '우리 브랜드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정적인 상태에서 활발하게 바꾸려고요. 그 방향이 소비자에게 브랜드 각인이 쉽고, 제품을 알리는데도 효과적일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롭게 적용할 키워드가 FRESH입니다.'

라고 제안한다면 타부서에게도 어느정도 이해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영업팀도 브랜딩이 필요하니깐요. 브랜딩이 잘 잡혀있는 브랜드가 채널에 입점할 수 있는 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각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이해시키는 무드보드가 완성되면 각 키워드를 연결하여 브랜드를 정의하는 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브랜드를 소개할 여러 기회가 올 때마다, 활용할 수 있는 모체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브랜드 키워드를 바탕으로 작성한 브랜드 정의






2. 우리 팀에게도 이야기하기 편합니다. (톤앤매너가 정리됩니다.)


그런 경우 있지 않나요?

깔끔하게 만들어달래서 깔끔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는..

주문한 대로 만들었는데 이 느낌이 아니라고 하는..


'깔끔'이 갖고있는 이미지가 달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것입니다. 브랜드 키워드가 이미지와 함께 정리되면, 그대로 여러 레퍼런스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나름의 제작 가이드가 된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브랜드 키워드 그룹핑 일부


이렇게 브랜드 키워드와 이미지를 함께 그룹핑해두면 아래처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집니다.

"이번 모델컷이나 무드컷은 프레쉬(Fresh)한 느낌을 주면 좋겠어요. 세부적으로는 무드 보드에 있는 건강한(healthy) 느낌이요."






3. 어떤 이미지를 노출할지에 대한 전략이 생기게됩니다.


이미지를 모으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 이 이미지는 상세페이지에 쓰면 좋겠다.' '이 이미지는 인스타그램으로 발신하면 딱이겠다.' 등의 딱 어울리는 레퍼런스를 찾게 됩니다. 단순히 '예뻐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키워드를 기반으로 하여 당위성을 얻은 이미지가 됩니다.


뷰티 브랜드니까 화장품 연출컷만 올려야 하나? 스킨케어니까 정보성 콘텐츠만 올려야 하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명확히 소비자 인지를 강화시켜야 할 키워드가 생기게 되니 브랜드 무드를 발신할 콘텐츠의 결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룹핑한 브랜드 키워드 이미지 일부


새로운 브랜드 키워드를 적용해 바뀌게 된 비주얼 톤앤매너





브랜드 키워드와 이미지까지 함께 정리가 되면

각 키워드를 영역별로 적용시킬 전략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키워드에 기인한 채널별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 브랜드 콜라보 등을 정리하면 브랜드의 전반적인 활동이 한 방향성을 갖게 됩니다. 

브랜드는 고객을 어디서 만날지 모릅니다. 고객의 모든 접점이 같은 통일성을 갖게 될 때,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브랜딩을 잘 한다고 직접적인 매출 견인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과 브랜딩이 연관은 있을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갖지는 못합니다. 다만 고객들로 하여금 우리 브랜드를 계속해서 찾게 할 이유를 만드는 데는 브랜딩이 꼭 필요합니다. 브랜딩의 정성적, 정량적 평가를 위한 나름의 기준을 만들고 지속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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