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났을 때 엄마와 아빠는 내가 아들일 거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딸이었다.
이미 위에 딸이 한 명 더 있었기에 나는 ‘둘째 딸’이라는 이유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 누구도 나를 보러 오지 않았다.
“딸이 벌써 둘이나 있는데…”
주변에서는 아빠가 장남이니 그래도 아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그렇게 1년 후 남동생이 태어났다.
당시엔 태아 성별 검사가 불법이었지만
두 번의 ‘실패’를 다시 겪고 싶지 않았던 부모님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사를 했다.
남자라는 걸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안심했다고.
남동생은 환대 속에서 자랐다.
삼남매 중 막내이자 남자, 그리고 장남이었으니까.
언니는 첫째이자 장녀라서, 예쁘다는 이유로 사랑을 받았다.
동생은 남자라서, 언니는 첫째라서.
그렇다면 나는?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자랐다.
사랑받기엔 이유가 부족했던 아이였다.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다는 말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