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by 오든

언니는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아이였다.

초등학생 6년동안 반장, 회장을 도맡아 했고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다.
무엇보다 예뻤다.
그래서 친구도 많았고, 어른들에게도 늘 사랑을 받았다.

나는 그에 비해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였다.
말수가 적었고 늘 의기소침해 있었다.

어릴 때 아빠 친구 가족과 여행을 자주 갔었다.
그때마다 사람들의 관심은 늘 언니에게로 향했다.

“예쁘다.”
“아이가 참 밝다.”

아빠 친구는 언니에게만 용돈을 줬다.

예쁘다는 이유로.

할머니 집에 가면 더 분명해졌다.
언니에게는
“어이구, 우리 장녀.”
남동생에게는
“어이구, 우리 장남.”

나는 그 사이에서 그냥 지나가는 존재였다.
아무 호칭도, 반가움도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이미 알고 있던 차별이 더 분명해졌다.
차별은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집 안에서부터 익숙해진 감정이었다.

남동생은 남자라서 사랑받았고
언니는 첫째이자 예뻐서 사랑받았다.

언니에게는 내가 동생이니까 언니 말을 잘 들으라고 했고
남동생에게는 내가 누나니까 잘 챙겨주라고 했다.

나는 늘 그 사이에 서 있었고

아무도 내 편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네가 딸인 걸 알았더라면 낳지 않았을 텐데.”

그 말 이후로 나는 자주 울면서 잠에 들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날에는
딸 둘만 있었을 때는 무시를 당했었고
남동생이 태어나고 나서야
우리가 인간으로 대접받는 거라고 했다.

그러니 남동생에게 잘하라고 말했다.

그 말들 사이에서
나는 내 자리를 알 것 같았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의 자리를 증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가장 사랑받아야 할 나이에
나는 깊은 소외감 속에 있었다.

‘왜 태어났을까.’
‘이럴 거면 나를 낳지 말지.’

초등학생이던 나는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더 조용한 아이가 되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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