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by 오든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였다.

평소에도 엄마와 아빠는 늘 돈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시기부터는 유독 자주 들려왔다.

이번 달 돈은 어떻고, 매출은 어떻고, 아껴 써야 한다는 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들려오는 것도 늘 그런 이야기였다.
돈, 돈, 돈.

나는 우리 집이 가난하다고 믿었다.

그 생각 때문에 필요한 것이 있어도 사달라는 말은 늘 마음속에만 삼켰다.

중학생 때부터 쓰던 가방은

밑이 닳아 구멍이 났고

모서리는 오래전부터 해져 있었다.

엄마는 새 가방 대신 언니 가방을 쓰라고 했다.

언니 가방도 지퍼가 고장나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가방을 메야 했다.

남동생은 달랐다.
무언가를 사달라고 하면 대부분 다 사줬다.
패딩도, 가방도, 신발도.

심지어 말하지 않아도 먼저 사주었다.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

안 아픈 손가락이 나라는 걸 알고 있었다.

상처는 익숙해질 줄 알았다.
비슷한 순간을 몇 번이고 지나왔으니까.
그러다 보면 무뎌지고 언젠가는 아프지 않게 될 거라 생각했다.

상처가 나고
그 위에 흉터가 남아도
그 흉터 위로 또다시 상처가 덧나곤 했다.

누군가는 살이 돋고 흉터가 생기면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미 단단해졌다고 믿었던 마음은
작은 자극에도 다시 갈라졌고
괜찮은 척 덮어두었던 기억들은
같은 장면 앞에서 늘 처음처럼 아팠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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